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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글래머의 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0.15 18:39

수정 2015.10.15 18:39

새롭게 만나는 '글래머'의 매력
버지니아 포스트렐 / 열린책들
버지니아 포스트렐 / 열린책들


글래머.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민망한 웃음을 띄울 건 없다. 나 역시 같은 이유로 이 책을 집어들었으니까. '글래머의 힘'이라는 제목과, 표지에 실린 여성의 사진을 보고 눈길이 가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 책의 부제가 '시각적 설득의 기술'이라는데 머물면 곧바로 웃음이 터지지만.

'Glamour'로 표기되는 영어 단어 글래머는 사실 '풍만함'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딱히 여성을 지칭하지도 않는다. 사전적으로는 화려함과 매력, 부티 등을 나타낸다. 미국 사람들은 흔히 '글래머'라는 단어를 들으면 유명 디자이너의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여배우나 날렵한 스포츠카를 운전하는 잘생긴 남자를 떠올린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있는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르게.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서 글래머가 무엇인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또 이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책에 따르면 글래머는 원래 스코틀랜드에서 '마법의 힘'을 이를 때 써왔던 말이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물이 눈에 보이게 만드는 마법, 환상과 현혹인 셈이다.

더욱 흥미로운 건 저자가 정리한 글래머의 특징이다. 우선, 글래머는 '비상과 변신, 도피의 꿈'을 자극하고 강화한다. 질주하는 컨버터블 승용차,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해안 풍경과 같은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행복하고, 자유롭고, 뛰어난 자아로 변신하는 꿈이다. 두번째로 글래머는 어려운 일을 쉬워보이게 만든다. 우리가 열광하는 슈퍼맨, 스파이더맨, 어벤져스 등 '슈퍼 히어로'가 여기에 속한다. 소심하고 겁 많은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 되어 날아다니는 모습은 얼마나 짜릿한가. 글래머의 세번째 요소는 '신비감'이다. 글래머스러운 외모로 변신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다. 선글라스는 눈을 커보이게 하고, 잡티를 가려주며, 감정을 숨겨 차분하고 초연한 인상을 준다.

그래서 저자는 글래머를 시각적으로 설득하는 수사학, 커뮤니케이션으로 정의한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을 느끼게 하고, 선망받을 수 있는 마법이다.

새롭게 만나는 글래머의 세계가 낯설지만 흥미롭다.
단지 가슴이 풍만한 글래머가 아니라, 진짜 '글래머'의 매력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이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