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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좁아지는 취업門.. 얌체 취업준비생 늘어 '씁쓸'

각박한 취업시장.. 얌체 취준생 백태
스터디 가입 후 필요한 자료 얻으면 연락 끊고 잠적
다른 스터디원의 아이디어 도용해 채용시험 응시도
#.취업준비생(취준생) 신모씨(27·여)는 최근 취업스터디에 참여하면서 불쾌한 일을 겪었다. 스터디 구성원 중 한명인 A씨(26)가 수개월 전 B은행 최종면접을 준비하고 있다며 해당 은행 면접경험이 있는 신씨에게 면접후기 및 관련 자료 공유를 요청한 것. 신씨는 합격하면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A씨에게 300페이지에 달하는 합격자 후기 등을 넘겨줬다. 자료를 받은 A씨는 스터디를 탈퇴했고 신씨는 그가 B은행 시험에 탈락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며칠 후 A씨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B은행 신입사원 연수 이야기로 도배돼 있었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시장에서 일부 취준생들의 얌체 행동이 공분을 사고 있다. 같은 처지에 있으면서 필요한 자료만 얻으면 연락을 끊거나 다른 스터디원의 아이디어를 도용, 신입사원 채용에 응시하는 등 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스터디원 아이디어도 훔쳐"

16일 상당수 취준생들은 '얌체' 취준생에게 뒤통수를 맞을 때마다 맥이 풀린다고 입을 모은다. 신씨도 A씨를 같은 스터디원이라기 보다 친근한 동생으로까지 생각하던중 크게 섭섭했다고 전했다. 신씨가 A씨에게 건내준 자료는 그가 취업준비 기간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면서 직접 정리한 내용이었다. 신씨는 "합격소식이라도 전해줬으면 얼마든지 축하해줄 수 있었다"며 "모든 스터디원이 A씨의 급작스런 탈퇴에 어이없어 했고 서로간 신뢰도 떨어진 느낌"이라고 푸념했다.

또 다른 취준생 양모씨(23)도 스터디원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도용당하는 불쾌한 일을 겪었다. 양씨가 스터디를 진행하며 발표한 신제품 아이디어를 같은 스터디원이 자기소개서에 넣었다는 것. 양씨는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기 전 스터디원끼리 서로 첨삭했는데 내가 낸 아이디어를 다른 스터디원이 그대로 베꼈다"며 "각자 의견을 교환하고 보완하려 오는 스터디에서 오히려 아이디어를 뺏긴 셈"이라고 불쾌해 했다.

■"같은 처지… 최소 예의 갖춰야"

이처럼 스터디에서 불미스러운 일도 있지만 취준생 입장에서는 혼자서 취업준비를 하기는 쉽지 않다. 한 취준생은 "희망 기업이 같은 사람들끼리 만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스터디를 포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또 채용전형이 진행될수록 응시자가 줄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 위해 자연스럽게 남은 사람들끼리 스터디를 꾸리는 게 보통이다.
실제 취업 커뮤니티 등에는 'C기업 면접준비 같이 하실 분 구합니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김대선 팀장은 "일부 취준생의 취업준비 열의가 자칫 지나칠 수 있는 모습에 손가락질만 할 수는 없다"면서도 "스터디나 대외활동 등에서 이른바 체리피커(자신의 실속만 찾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함께 하는 조원들 의욕을 꺾을 수 있고 또 다른 비매너 취준생을 양산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터디가 비단 '취업'이라는 산을 넘기 위해 모인 일시적 관계로 구성됐지만 '사람'이 함께 하는 곳인 만큼 목적달성을 위해 최소한의 예의를 잃는 모습은 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tinap@fnnews.com 박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