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中 위안화 SDR편입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17 21:37

수정 2015.11.17 21:38

단기적으로 상징적 의미 그쳐.. 한은 위안화 보유비중 늘어날 듯
中 위안화 SDR편입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 없는 중국은 있어도 중국 없는 한국은 없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한 금융통화위원은 금리 결정을 앞두고 한.중 경제 동조화로 인한 위기감을 이같이 표현했다. 과거 미국 경제가 재채기를 할 때마다 한국 경제가 몸살을 앓았던 것처럼 중국이 없으면 한국도 없는 불편한 동조화 현상이 좋든 싫든 하나 더 추가되는 셈이다. 문제는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자본시장의 동조화 현상도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위안화가 오는 30일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편입이 확정되면 명실상부 세계 준비통화로 첫발을 떼게 된다. 한국 금융.자본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여정이 본격 열리게 된다.
물론 그 여정은 길고 험난해 보인다. 중국 정부가 여전히 자본시장 개방에 소극적인 탓에 속도와 규모가 상당 기간 늦춰질 수밖에 없고, 그 위력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7일 대다수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SDR 편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상징적 사건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최근 위안화의 국제화 동력이 많이 상실돼 상징적 수준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주현석 연구원은 "당장은 중국 정부의 자본시장 개방 정도 등으로 볼 때 요원한 일이지만 먼 미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듯 인민은행의 금리정책에 관심을 둬야 하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외환보유액 조정 전망

위안화의 SDR 편입 사건으로 가장 가시적으로 이뤄질 변화는 우선 여타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위안화 비중 역시 얼마간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규모는 차치하고라도 이 자체가 갖는 상징성은 크다. SDR 편입은 IMF가 국제통화로서 공식 인증마크를 찍어준 것이나 다름없다. 위안화의 통용성이 높아진다는 심리적 기저가 깔리게 되고, 거래통화로서 비중이 늘어나게 되면 자연 위안화 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SDR 구성비율 자체는 무역결제 규모, 거래 빈도, 교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산정한다. 이로 인해 일부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 구성 시 SDR 구성비율을 일종의 준거로 삼는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은 전 세계 중앙은행이 가진 외환보유액의 9%가량인 1조달러(약 6조3000억위안)가 위안화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국채 중 하나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사상 처음으로 위안화로 발행할 계획이다. 조달된 위안화는 외환보유액으로 편입된다. 정부의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은 활용효과보다는 기업들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시 일종의 기준금리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中 실물경제 편입 가속화

다음 달 1일이면 개설 1년을 맞이하는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거래 규모는 9월 현재 21억달러가량으로 비교적 안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비중 역시 달러에 비해선 미미하나 수치 자체는 증가세에 있다.

삼성전자 등 중국과 거래가 많은 기업이 위안화 결제 비중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됐다. 정부의 시장 조성 노력으로 위안화 사용 빈도는 늘고 있으나 위안화의 위상이 올라간다고 해서 즉각적으로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증시에선 단기적으로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SDR 편입으로 위안화가 즉각 보유통화 지위를 얻게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지만수 연구원은 "일단 공인된 화폐가 되면서 위안화 가치가 강세가 되는 조건은 갖추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국제화는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민감성을 관리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직 고위 경제관료는 "정부의 위안화 금융허브 전략은 현실성도 실익도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정부가 자본시장 빗장을 완전히 풀지 않는 한 보유통화로서 그 영향력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이같은 비판과 한계점에도 위안화는 시쳇말로 '핫' 한 통화임은 분명하다.
한국과 달리 중국 정부로부터 해외적격기관투자가(RQFII)할당량을 받지 못한 일본 금융계는 지난달 중·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위안화 할당량을 받을 수 있을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웠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