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데스크 칼럼] '김수남號' 열정을 기대한다

[데스크 칼럼] '김수남號' 열정을 기대한다

K검사, 요즘 서울 광화문 폭력시위와 경찰의 진압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합니다. 파리 테러를 계기로 그동안 테러청정국이라며 애써 자위하던 우리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드러나 경각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한 가지 현상을 두고 대립하는 양 극단의 시각과 갈등이 되풀이되면서 공동체의 안녕과 성숙한 시민사회를 위한 해법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분출하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현안에 각 집단, 개인의 의견이 첨예하게 충돌할 때 검찰의 길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동안 권력형 사건이나 정치적 사건, 공안사건 등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를 두고 어느 한쪽에서는 정치검찰이니 여론검찰이니 하는 공격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더러는 검찰의 숙명과 같은 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마침 김수남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끝난 데 이어 이변이 없는 한 금명간 새 지휘부가 들어서고 후속 인사를 통해 김수남호의 색깔이 드러날테지요. 검찰은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기관이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는 김 후보자의 청문회 모두발언을 주목합니다. 특히 죄에 상응하는 적정한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사건처리 기준을 정립해 철저히 지키겠다고도 다짐했습니다.

객관적인 기관으로서 검찰이 몰가치의 다른 표현인 형식적인 가치중립을 의미하지도, 기계적인 형평에 머물겠다는 취지도 아님은 두말할 나위 없을 것입니다. 검찰의 존재이유라고 할 수 있는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정의 실현, 형식논리와 증거주의를 악용한 거짓의 가면을 벗겨내고 범죄의 실체를 낱낱이 드러내는 일이야말로 검찰이 지향하는 수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증명하는 수단일 것입니다.

최근 만난 한 변호사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분명히 처벌받을 짓을 한 의뢰인이 혐의를 벗었는데 이유는 그럴 듯한 증거물 제시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치밀함, 적용 법조의 오류 유도가 만연히 통하더라는 겁니다. 변호인 입장에서야 수임사건을 성공했으니 자축할 일이겠지만 법조인의 양심에 고통스러웠다는 토로였습니다. 법조계에서 이런 일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그러나 나날이 발전하는 범죄자의 은폐기술과 증거조작, 포장술을 감안하면 묻히는 진실은 또 얼마나 될는지요.

섣불리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 검찰의 칼날이 무뎌진 게 아니냐는 우려를 심심찮게 듣습니다. 더해서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는 열정과 의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저 제출된 자료에 의존하거나 조작된 증거물과 얼렁뚱땅 둘러대는 범죄자의 세치 혀에 휘둘려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결론을 내는 일은 없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을지요. 한편에서는 환부만 도려내야 할 칼날을 장기간 이곳저곳 찌르다 보니 거악 척결이라는 수사결과는 오간 데 없고 원성과 지탄을 남겨서야 검찰에 대한 신뢰는 요원할 것입니다.

K검사, 김수남호의 출범을 앞두고 날카로우면서 정의로운 칼날을 기대합니다. 수사(修辭)나 선언으로가 아니라 정교한 수사기법, 사건의 핵심을 파고 드는 열정적인 수사의지, 거짓과 은폐가 더 이상 발호할 수 없도록 하는 엄정한 수사태도,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수사결과가 쌓일 때 비로소 검찰에 대한 공정성 시비를 줄이고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기관으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건승을 빕니다.

doo@fnnews.com 이두영 사회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