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서울발레시어터 등 4개 발레단 작품 골라보는 재미
'호두까기 인형'의 계절이 돌아왔다. 국내 발레단은 물론 전 세계 발레단의 송년의 대미를 장식하는 레퍼토리다. 발레 명콤비로 불리는 차이코프스키와 마리우스 프티파의 고전발레 대표작으로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 이후 120여년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받은 소녀 클라라가 꿈 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를 여행하는 환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올해도 12월 한달간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서울발레시어터, 와이즈발레단이 잇따라 4색 매력의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각각 2000년과 1986년 다른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을 국내 초연해 매년 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작품이지만 각각 꾸준히 사랑받는 비결은 그만큼 뚜렷한 개성 덕분. 국립발레단은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안무로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 버전이다.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동화적 스토리를 남녀노소가 공감할 수 있도록 개연성을 높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내달 18~27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5000원∼9만원. (02)580-1300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1934년 바실리 바이노넨이 안무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이다. 안무적으로 가장 원작에 가깝지만 설정은 가장 독특하다. 클라라가 과자의 나라를 여행하고 종국에 사탕요정이 되는 결말이다. 올해는 마술쇼로 볼거리를 더했다. 클라라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호두까기 인형에 마법을 걸어 사람으로 변하게 만드는 장면에서 무용수가 직접 선물상자를 공중에 띄우는 마술을 선보인다. 가족 단위 관객이 많은 만큼 3인 이상 가족에게 20% 할인 혜택을 준다. 라선아 공연사업부 차장은 "유니버설아트센터만이 가지고 있는 팔걸이 없는 2인용 의자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마련한 패키지 티켓"이라며 "2009년 처음 도입해 매년 조기 매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18~31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1만~10만원, 연인석 20만원. 1544-1555
내달 24~26일 경기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공연하는 서울발레시어터(SBT)는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이 한국적 색을 입힌 안무로 차별성을 보여준다. 2막의 각 나라 민속무용 장면에서 상모돌리기와 장구춤을 보여주는가 하면 원작에서 커다란 드레스가 인상적인 '마더 진저'는 조선시대 왕비의 차림으로 등장한다. 3만~6만원. 1577-7766와이즈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발레 외에 다양한 장르의 춤을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1막에서 탭댄스를 추는 호두까기 병정과 비보이 생쥐들이 벌이는 전투가 백미다. 내달 4~5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3만~4만원. (02)322-9690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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