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동물생명과학관에서 집단폐렴이 발생한 지 한달 남짓. 최근 찾은 건국대 동물생명과학관 건물은 아직 폐쇄중이다. 발병 열흘 뒤 보건당국이 건국대에 중앙역학조사반을 파견해 역학조사를 시작한 지도 벌써 한달이 가까워오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대 동물생명과학대학관에서 실험 연구를 진행중이던 학생들의 연구도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당장 내년 졸업을 준비중인 학생들은 연구 중단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6일 건국대에 따르면 현재 동물생명과학대학에서 연구를 진행중인 학생은 동물생명공학과, 축산식품공학과, 동물자원과학과, 바이오산업공학과 등 해당대학 4개 학과 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학부생들의 경우 졸업이 실험 연구보다는 주로 논문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직접적인 영향은 대학원생들에게 크다.
대학원생들의 경우 대부분 실험 연구 결과가 포함된 논문을 제출해야 졸업 학위를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동물생명과학대학 4개학과에 재학중인 학생은 대학원생은 127명이다.
이중 내년 2월 졸업예정자는 박사 1명과 석사 22명을 합쳐 23명이고 8월 졸업이 예상되는 대학원 3학기 재학생도 20명에 이른다.
일단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경우 집단폐렴 발생 시기인 10월말 실험이 거의 완료된 점을 고려해 졸업에는 차질이 없는 상태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학부생 171명 역시 연구를 진행중인 경우가 적어 졸업에는 지장이 없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8월 졸업 준비생들부터는 해당 건물 재개 여부가 졸업 연구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다.
역학조사가 수개월 장기화될 경우 졸업 연구를 위한 시간이 줄어들 수 있어 학생들의 우려가 적지 않은 것.
발병 원인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실험에 필요한 기자재나 시약 등을 외부로 갖고 갈 수 없는 데다 잘잘못이 가려지지도 못한 상황에서 연구 중단에 대한 우려를 쉽게 제기하기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원인 규명이 장기화되면서 실질적으로 학생들의 연구성과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에 머물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되고 있다.
현재 다른 전공대학의 건물을 빌려 임시적으로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역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2학기를 기준으로 학부생 672명, 대학원생 127명 등 총 799명의 '떠돌이 수업'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건국대 측은 아직은 원인 규명을 기다리며 후속 조치를 고민하는 모습이다.
역학조사반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조사 대상 검체들에 대한 결과가 이달 말 나오는 만큼 우선은 검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건국대 연구윤리센터 생물안전위원회 장원종 교수는 "현재 역학조사 결과가 진행중이라서 실험 관련 기자재와 시약 등을 전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연구는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내년 8월과 그 이후 졸업생들의 경우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추후 역학 조사 결과가 나오는 시기 등을 감안해 학생들의 연구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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