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 '주력사업' '신사업'서 고른 발탁.. 능력과 성과따라 CEO 교체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1.26 18:30

수정 2015.11.26 22:23

LG, 7개 계열사 사장 승진.. 사업본부별 책임경영제로 그룹 변화
LG, '주력사업' '신사업'서 고른 발탁.. 능력과 성과따라 CEO 교체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홍순국 LG전자 사장
홍순국 LG전자 사장


이상봉 LG전자 사장
이상봉 LG전자 사장

백상엽 ㈜LG 사장
백상엽 ㈜LG 사장


LG가 미래 성장의 대업을 위해 '역대급' 혁신 인사를 단행하며 그룹 전반의 중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는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들에 걸친 핵심 사업들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전면적인 인적쇄신을 통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박하다는 위기의식으로 풀이되고 있다.

■'신상필벌'로 대폭 승진 인사

LG는 26일 7개 계열사의 2016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무려 7명의 사장 승진자가 탄생했다. 이는 3명의 사장 승진이 있었던 작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27일에도 LG유플러스, LG CNS, LG상사 등 나머지 계열사들의 정기인사가 남아있어 사장 승진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능력과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전자·화학 등 주력사업과 자동차부품·에너지 등 신성장사업에서 시장 선도의 성과를 내고 중책을 맡은 경영자를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전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의 부회장 승진과 홍순국 LG전자 생산기술원장 전무의 사장 승진이 대표적이다. 한 사장은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던 2012년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들을 성공적으로 사업화시켜 LG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 전무는 신성장사업인 에너지와 자동차부품 분야의 장비기술 개발로 수주 확대에 기여한 성과로 전무에서 2단계 발탁되는 파격 승진의 주인공이 됐다. LG전자가 전무에서 사장으로 발탁 인사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홍 사장은 신설된 소재·생산기술원장을 맡게된다. 이상봉 LG전자 에너지사업센터장 부사장은 태양광 사업의 성과 개선과 B2B사업 강화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B2B부문장 겸 에너지사업센터장을 겸하게 됐다.

석유화학과 소재 등의 분야에서 전년 대비 영업이익 2배라는 성과를 올린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과 전기차용 전지 및 전력저장 전지 시장을 선도한 김명환 LG화학 배터리 연구소장 부사장도 각각 사장으로 격상됐다. 아울러, 정호영 LG생활건강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LG화학 CFO 사장으로, 이동열 서브원 부사장이 MRO사업담당 사장으로, 백상엽 ㈜LG 사업개발팀 부사장이 시너지팀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여성임원에서도 의미있는 승진인사가 나왔다. LG생활건강의 이정애 전무는 생활용품시장 1등 지위를 확고히 강화한 성과를 인정받아 전무 3년차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전무는 1947년 창사 이래 LG의 최초 여성 부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또, 안정 LG전자 부장과 문진희 LG생활건강 부장도 각각 '별'을 달면서 여성임원 대열에 합류했다. 이로써 그룹내 여성임원은 15명으로 확대됐다.

■CEO 대폭 교체로 인적쇄신

사장단 승진뿐 아니라 계열사간 CEO 교체도 대거 이뤄졌다. 무엇보다 구본준 부회장이 지주사인 ㈜LG로 이동해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게 되면서 LG의 B2B 집중 전략에 한층 힘이 실리게 됐다. 다만, 구 부회장은 5년간 이끌었던 LG전자의 이사회 의장은 계속 맡는다. 또, 2선으로 물러났던 박종석 LG전자 최고기술자문(CTA) 사장이 LG이노텍 대표로 자리를 옮긴 것도 눈에 띈다. 박 사장은 2014년까지 LG전자 MC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G시리즈 등 휴대폰 사업을 한때 세계 3위까지 올려놨지만 작년 인사에서 CTA로 물러난 바 있다. 경영 일선으로 복귀한 셈이다. 이웅범 LG이노텍 사장은 LG유플러스 대표로 내정된 권영수 사장이 맡았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LG 관계자는 "사업본부장을 포함한 CEO급의 계열사간 이동으로 최고경영진의 변화를 통한 쇄신인사를 단행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그룹 지주사인 ㈜LG는 구본무 회장과 하현회 사장 2인 대표이사 체제에는 변함이 없다.

■LG, B2B 중심으로 그룹 재편

이번 인사와 함께 단행된 LG의 조직개편은 B2B 역량 강화로 압축된다. 우선, ㈜LG 시너지팀은 기존 사업개발팀과 통합해 그룹 주력 사업의 시너지 활동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시너지팀은 그룹의 미래 두 축인 차량용 부품과 에너지 솔루션 분야의 융합을 진두지휘한다.

LG전자는 기존 CEO 중심체제에서 전환해 사업본부별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한게 특징이다. 기존 2인 각자체제에서 정도현 사장(CFO), 조준호 사장(MC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H&A사업본부장)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해 각 사업본부장의 강력한 책임경영으로 운영된다. 사업본부 공통사안과 지원하는 경영지원 총괄을 신설해 정도현 사장이 수장을 맡은 것도 큰 변화다.

한편, 성장 정체에 빠진 LG유플러스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6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이상철 부회장이 최근 고령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사의를 표하면서 권영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이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이 부회장 취임 이후 LG유플러스는 지난 2011년 7월 국내 최초로 롱텀에볼루션(LTE)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고, 2012년 3월 LTE 전국망을 구축하는 등 국내 LTE 시장을 선도하며 성과를 냈다.
하지만, 통신업계의 고질적인 가입자 유치 과열 경쟁과 성장한계에 직면하면서 후임인 권 사장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cgapc@fnnews.com 최갑천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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