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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비수술 트랜스젠더男 현역병 입영은 부당"

수술을 하지 않고 호르몬치료만 받은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게 현역병 입영 통지를 한 병무청 조치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1년 징병신체검사에서 3급을 받아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된 이모씨(24)는 이듬해 육군에 입대했으나 입영 신검에서 인격·행태 장애로 7급 판정을 받고 귀가조치됐다. 이씨는 사회에서 재검을 받았으나 다시 3급 판정이 내려졌다. 이에 서울지방병무청은 지난해 이씨에게 다시 현역병 입영 통지를 했고 이씨는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조한창 부장판사)는 "이씨가 성주체성 장애로 말미암은 정서적 불안정성과 대인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남학생을 좋아하기 시작했으며 고등학교 1학년 때 8개월간 동성 친구와 교제를 하고, 또 남고를 다니면서 체육복을 갈아입거나 화장실을 쓸 때 큰 불편을 느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또 그가 2012년 입영했다가 귀가조치 된 이후 가족에게 성 정체성을 고백하고 수년간 여러 병원에서 여성호르몬 주사 등 지속적인 진료를 받았다며 "단지 병역의무를 면하려고 정신과 의사를 속이며 치료받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군 관련 성소수자 인권침해·차별 신고 및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 등 인권단체들은 "병무청이 최근 트랜스젠더에 대한 병역면제 사유로 징병검사 규칙에도 없는 고환적출 등 생식기수술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 병무청의 트랜스젠더에 대한 자의적 병역처분의 위법성을 확인한 판결"이라며 "당사자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현행 징병검사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