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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값 한 '럭셔리펀드' 안타 친 '프로야구펀드'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11 17:58

수정 2015.12.11 17:58

시장 트렌드 여실히 보여준 이색펀드 수익률
유례없는 저유가 탓에 에너지·원유펀드 급락
'强달러'지속 되면서 금 관련 펀드도 휘청
이름값 한 '럭셔리펀드' 안타 친 '프로야구펀드'

주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식형펀드의 수익률도 회복이 요원해졌다.

이에 투자자들은 해외 사치품 생산업체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 달러화 가치 연동 펀드, 물과 관련된 산업에 투자하는 물펀드 등 이색펀드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색펀드들도 시장 트렌드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1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일 현재 국내 3개 럭셔리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0.49%로 집계됐다. 국내주식형펀드(1.09%), 국내채권형펀드(2.35%)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다.

럭셔리펀드는 고가 사치품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으로, 전 세계가 경기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서도 명품산업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덕분에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자산운용의 '한국투자럭셔리 1(주식)(A)'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17%다. 럭셔리펀드 가운데 설정액(131억원)이 가장 많은 IBK자산운용의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주식]A'도 올해 수익률이 6.55%로, 여타 펀드의 수익률을 앞질렀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가치 연동펀드도 올해 3.37%의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키움자산운용의 '키움달러1.5배레버리지특별자산 1[미국달러-파생]C-e'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8.68%로 가장 높았다.

서울시가 지하철 9호선 재구조화 일환으로 조성한 지하철펀드인 '신한BNPP서울시지하철9호선특별자산[대출채권]'도 1~4호까지 평균 수익률이 3.01%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서울 지하철 9호선에만 투자하는 것으로, 서울시가 수익을 보전해 원금손실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장점이 있다.

탄소배출권 펀드는 '동양탄소배출권특별자산 1(탄소배출권-파생)Class A'가 유일하다. 이 상품은 유럽 탄소배출권거래소(EU-ETS)에서 거래되는 배출권에 투자한다. 올해 수익률은 11.53%를 기록 중이다.

프로야구팀을 소유 또는 지원하는 그룹 계열사 30~40곳에 투자하는 프로야구그룹주펀드도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프로야구그룹주[주식]ClassA'의 수익률은 6.97%다.

수익률이 저조한 이색펀드도 상당수다. 미국의 원유 및 셰일가스 운송 인프라 기업 등에 투자하는 MLP펀드 5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40.58%까지 떨어졌다. 저유가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는 탓이다. 저유가는 에너지펀드(-39.87%), 원유펀드(-35.30%) 등의 수익률 하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금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국내 6개 금펀드의 수익률도 '강달러' 현상으로 급락했다. 이들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10.93%다.


금융투자업계 한 전문가는 "이색펀드의 경우 투자자들에게 생소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설정액이 크지 않다"며 "하지만 시장 트렌드를 재빨리 파악하고, 적절한 상품에 투자한다면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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