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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클럽 라운지] (240) 삼성엔지니어링, FEED·LNG 등 고부가 사업 적극 육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0 18:12

수정 2015.12.20 18:12

우수한 설계역량·경험 활용 美·우즈베키스탄 등서 수주
2020년 매출 8조9천억 목표 최근 1조2000억 유증 결의
[포춘클럽 라운지] (240) 삼성엔지니어링, FEED·LNG 등 고부가 사업 적극 육성

삼성엔지니어링이 40년 넘게 쌓아온 프로젝트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재도약을 꾀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기본설계(Front End Engineering Design; FEED) 분야와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고부가가치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중위험.중성장 비즈니스 모델로 방향을 선회해 예상치 못하게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도 대응이 용이할 전망이다. 또 최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참여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결의하면서 그룹 내 위상이 올라가는 효과도 보고 있다.

■FEED-EPC 연계수주로 수익성 확대

FEED는 설계.조달.시공(Engineering.Procurement.Construction; EPC) 입찰 전 발주처의 의사결정을 돕고, 투자여부 결정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개발하는 단계로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프로젝트 초기에 FEED를 수행한 업체는 EPC 업체 선정과 수익 창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선진 EPC 업체들이 독식해온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우수한 설계역량과 경험을 활용, 기존 상세설계에서 FEED로 밸류체인을 확장해 고부가가치 창출에 나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그 동안 휴스턴 설계센터(SEA), 본사 공정설계 및 국내외 협력업체를 활용해 다양한 FEED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일찌감치 기본설계 역량을 다져왔다. 또 15년 이상 FEED 경험을 가진 고급인력을 다수 보유하는 등 인력 확보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실제로 삼성엔지니어링은 FEED 분야에서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미국 벡텔 및 일본 JGC와 공동으로 미국 PTT글로벌케미컬 오하이오 에탄크래커 및 석유화학콤플렉스 FEED 업무를 수주했고,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벤젠(BTX) 플랜트의 기본설계 전단계인 개념설계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이 분야에서 확실한 시공실적을 쌓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기본설계에 이어 EPC 연계수주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프로젝트 초기단계에 참여해 전체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EPC 연계수주를 할 경우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은 미국 롯데 MEG 프로젝트의 EPC 연계수주에 성공했다. 이 프로젝트의 FEED를 수행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7일 미국 CB&I와 컨소시엄으로 8억달러 규모의 EPC 본계약(삼성 4억3000만달러, CB&I 3억7000만달러)을 체결했다.

■LNG, 세계시장 본격진출

삼성엔지니어링은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LNG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세계 LNG시장에 가시적인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LNG시장은 북미 셰일가스 개발 확대에 따라 전세계 LNG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소수 선진 EPC 업체들은 이미 북미시장에 카르텔을 형성, 고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선진사 독과점 체제에 균열이 발생함에 따라 새로운 협업 구도가 형성되는 등 신규 후발 주자들의 진입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러한 기회를 살려 고부가 LNG시장 공략을 위해 선진사와의 협업, 유사 프로젝트 경험을 살린 단독수행 등을 추진하며 LNG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3년 프랑스 테크닙 등과 캐나다 PNW(Pacific Northwest) LNG 프로젝트 FEED를 수행하며, 선진사와 협업으로 LNG 액화플랜트 간접경험을 확보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또 사우디,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많은 에틸렌, 공기분리설비(ASU) 경험도 쌓은 바 있다. 가스분리수송-액화-수송-기화에 이르는 LNG 산업의 전 과정에서 멕시코 만자니요 프로젝트와 같은 LNG 경험을 보유 중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미국 텍사스 LNG 프로젝트 Pre-FEED(개념설계)와 FEED를 수행하며, 단독 설계수행체제를 갖췄다. 이 프로젝트는 EPC 금액이 10억달러를 넘고, 연간 200만t의 LNG를 생산한다. 발주처의 최종투자결정이 마무리되면 EPC로 전환될 예정이다.

■2020년 매출 8조9000억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중기경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수주는 2016년 6조원에서 2020년 10조5000억원으로, 매출액은 2016년 7조1000억원에서 2020년 8조9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3.2%에서 2018년 5.2%, 2020년 7.3%로 증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 수주목표는 6조원으로 현재 4조6000억원을 달성했다. 앞으로 관계사인 삼성전자의 3000억원, 멕시코 살라만카 정유 5억달러 등이 남아있어 목표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7일에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결의했는데, 신규 발행주식수는 1억5600만주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인 삼성SDI(13.1%), 삼성물산(7.8%), 삼성화재(1.1%)는 물론 이재용 부회장이 3000억원 한도로 참여하기로 해 관심을 모았다.


NH투자증권 강승민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건설부문을 매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지만 이번에 대주주가 적극적인 유상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공표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의 그룹 내 위상이 높아졌다"며 "최근 8000억원 규모의 말레이시아 화공 플랜트 수주, 전직원 무급순환휴직 실시, 임원 급여 반납 등의 노력 등이 손실로부터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