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여야, 공천룰 내부 조율 본격화…'골머리'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12.27 14:33

수정 2015.12.27 14:33

내년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공천룰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친박·비박간 대립각이 커지고 있는 새누리당을 비롯해, 새정치민주연합은 탈당이라는 '배수진'을 친 비주류의 반발로 갈등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제도특별위원회(공천특위)는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공천룰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공천특위는 지난 2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25일, 26일에 이어 이날도 회의를 열고 공천룰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치신인과 여성·장애인 등에 대한 가산점 부여 방식을 비롯해 '컷오프'로 불려지는 현역 의원들의 적격 심사 규정, 결선투표제 실시 요건 등 예민한 사안이 테이블에 올랐다. 전날 회의에서는 '단수·우선추천제'를 허용하기로 결론내면서, 그간 논란의 중심이었던 전략공천의 문을 사실상 열었다.


최근 당 내에서 힘을 받고 있는 '험지차출론'도 공천룰 논의에서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스타급 정치인'을 여당 열세 지역 또는 초접전 지역,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전략적으로 배치하자는 것인데, 현재 당 내부에서는 찬성과 반대 기류가 혼재되어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야권이 분열한 상황에서 '험지차출론'이 제대로 먹힐 경우 이번 총선에서 180석 이상의 대승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당 지도부의 뜻을 수용했고, 정몽준 전 의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이름이 유력 거론된다. 대구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나 김태호 의원,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 이름도 오르내린다.

반면 당사자들이 극구 부인 또는 반발하고 있는데다 당 내에서도 '총선 승리의 불쏘시개' '고의 낙선'으로 보는 비판 시각도 있어 성사 여부는 쉽게 가늠하기 힘들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셈법이 훨씬 복잡하다. 야권 핵심인 광주 등 호남에서 의원 연쇄 탈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이 신선한 새 인물 영입에 열을 올리면서 정치 신인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졌으나, 제1야당의 후광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이냐 신당이냐를 두고 저울질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새정치'를 기치로 내걸은 안철수·천정배 등 신당 세력들은 '몸집 불리기'를 위해 기존 정치인들인 탈당 의원들과 손을 잡아야 하는 이율배반적 상황에 몰렸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신당의 정치 가조를 '낡은 진보·수구보수 대신 합리적 개혁노선'을 꼽았다. 이어 "새로운 정치, 새로운 정당, 새로운 비전, 새로운 인물, 새로운 정책이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이 안 의원의 진단이다.
'새로움'을 한껏 강조했음에도 신당이 본궤도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탈당 의원들의 합류가 필수적이라는 점은 어려운 과제다.

안 의원은 지난 22일 대전에서 "총선 공천과 신당 합류는 프로세스가 다르다"며 현역 의원들의 합류가 바로 공천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고민이 깊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면 각자의 셈법을 앞세운 공천 방정식으로 한층 복잡해진 내부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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