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비수기, 대출규제, 美 금리인상, 공급과잉 우려
신규분양 단지 11곳 중 6곳 미달..접수 없는 곳도
신규분양 단지 11곳 중 6곳 미달..접수 없는 곳도

정부의 주택대출규제 강화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여파로 신규 분양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12월 3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번주 청약접수를 마친 신규분양 단지 11곳 중 6곳이 미달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세종고속도로 추진 발표가 나면서 대표적 수혜지역으로 불린 경기 안성과 용인에서도 미달 단지가 생겼다. 또 신규 분양단지 3곳은 1~2순위 청약에서 통장이 5개도 안 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에서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수요자들도 당분간은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세종고속도로 수혜 시들
용인 기흥 우방아이유쉘은 지난해 12월 29~30일 청약접수를 한 결과 모든 주택형이 대거 미달됐다. 400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65명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경쟁률은 0.16대 1이다.
용인에서 몇 달간 이뤄진 과잉공급이 흥행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1월 용인지역 아파트 미분양은 총 7974가구로 10월(3952가구)보다 두 배나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의 밀어내기식 과잉공급으로 미분양이 늘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역 공인중개사무소는 불리한 입지도 성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용인시 기흥구 D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단지가 외곽지역인 데다가 분당선 기흥역을 타려면 30분 가까이 걸어야 한다"며 "용인지역 수요자들이 대부분 서울생활권을 추구하기 때문에 입지가 흥행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이 경기 안성시에서 선보인 '안성 푸르지오'도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서울세종고속도로 추진으로 향후 서울 접근성이 대폭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위치해 있지만 총 759가구에 대한 청약을 접수한 결과 1순위에 10건, 2순위에는 4건만이 접수됐다. 전용면적 59㎡B와 74㎡B에는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안성 푸르지오는 2013년 '안성 롯데캐슬' 이후 2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다.
분양 관계자는 "1순위 청약통장이 꼭 필요한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청약률 자체는 낮다"며 "사전접수만 1000건이 모집되는 등 지역 내 새집으로 갈아타려는 수요는 충분해 3개월 내 완판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청약접수서 통장 5개도 못 받은 곳도
12월 28일 청약접수를 종료한 '대소IC 웰메이드타운'에는 409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단 한 명도 접수하지 않았다. 같은 날 2순위 청약을 받은 '충주 세영 에뜨와르'는 45가구 모집에 한 명만 접수했다.
임대주택을 공급한 '세종 번암리 리치빌 1차'도 접수건수는 총 3명이었다. 최근 청약 접수를 종료한 11곳 중 신청이 5건 이하인 곳은 세 곳으로 모두 충청권에 몰려있다.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당해 마감한 '충주 센트럴 푸르지오'와는 대조적이다. 지하 2층~지상 39층 4개동, 총 661가구(오피스텔 53실 포함) 규모로 구성된 이 단지는 일반분양 571가구 모집에 1349명이 몰려 2.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5년 한 해 공급이 많이 이뤄졌기 때문에 입지에 따라 흥행이 갈렸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대우건설 분양 관계자는 "충주에서 처음 공급되는 최고층 주상복합아파트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단지 바로 옆에 충주시청 등이 있고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해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에 악재가 겹치면서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겨울 비수기, 대출규제, 금리인상, 공급과잉 우려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며 "분양시장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다시 만들어지기 전까지 수요자들의 보수적인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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