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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영프로페셔널 공채 입사한 김한나씨 "국제개발 현장경험 미리 쌓아 전문성·언어능력·열정 필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4 18:25

수정 2016.01.04 18:25

세계은행 영프로페셔널 공채 입사한 김한나씨 "국제개발 현장경험 미리 쌓아 전문성·언어능력·열정 필수"

태평양 동부에 위치한 마셜 제도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관광 국가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의 50%는 해외 원조로부터 나온다. 1인당 GDP는 연간 2900달러다. 인구 70%가 주요 도시에 몰린 탓에 위생, 보건, 교육 상황도 여의치 않다. 대학교 시절 이곳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봉사를 했던 김한나씨(32.사진)는 그후 국제 개발에 대한 꿈을 갖게 됐다.

"마셜 제도에서의 경험은 정책이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었던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평생 국제 개발 쪽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길로 관련 대학원에 진학했죠."

김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자라며 일찍부터 국제적 감각을 키웠다. 현장에서 사람들과 호흡하는 일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데이비슨 칼리지에서 학사(BA)를, 프린스턴대 공공.국제문제대학원인 우드로윌슨스쿨에서 공공관리석사(MPA) 학위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해 9월 한국인으로서는 3년 만에 세계은행에 영프로페셔널(YP)로 입사했다. YP는 세계은행 공채시험의 일종이다. 한국인 YP 합격생은 2008년 1명, 2013년 1명으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YP는 대학교 입학 전형과 유사하다. 우선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고 교수 등 책임 있는 3명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아 제출해야한다. 석사급 논문의 초록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장에서의 국제개발 경험이다. "2010년 세계은행에 계약직으로 들어와 카리브해와 동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에 대한 원조 전략 수립, 모니터링 및 평가, 거시경제 정책을 담당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어요. 그 전에는 미주개발은행(IDB)에서 '제도 역량 강화 신탁'을 운용해 본 경험도 있습니다. 면접관들은 기술적인 전문성 못지않게 세계은행 내부의 다양한 직무를 소화할 수 있는 유연한 전략가들을 선호합니다."

YP로 입사하면 순환 근무에 들어간다. 김씨가 처음 소속되는 분야는 '거버넌스 글로벌 프랙티스' 분과다. 원조를 받는 국가의 행정 시스템을 효율화해 주는 직무다. "세르비아의 공공부문 개혁을 위해 세르비아 경제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하면 행정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연구 중입니다. 또 세계은행이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시민 참여도 구상하고 있고요."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 입사에 있어 김씨가 꼽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국제개발 이슈에 '열정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쪽 일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 속에 두각을 나타낼 만큼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실제로 가난한 나라에서 미리 국제개발 경력을 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언어 능력은 필수고요."

그는 세계 속 한국의 '존재감'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제가 사는 동안 한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세계은행뿐만 아니라 IDB에서도 한국의 '기적'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지금 세계은행, 유엔의 수장이 모두 한국인인데 국제개발인으로서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건 영광입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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