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가구업계, 친환경 소재 제품 승부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5 17:38

수정 2016.01.05 17:38

E0등급 비중 확대.. 제품 경쟁력 높이고 소비자 트렌드 맞춰
가구업계, 친환경 소재 제품 승부수

가구업계가 새해 친환경 자재로 불리는 'E0등급' 이상의 자재를 사용한 제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국내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구 공룡 이케아에 맞서기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인 동시에,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샘, 에넥스, 리바트, 까사미아 등 가구업체들은 잇따라 친환경 소재 비중을 늘리는 전략으로 새해 가구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한샘은 현재 40% 수준인 E0등급 가공목재(파티클보드.중밀도섬유판) 사용 제품비중을 연말까지 100%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친환경 소재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포석이다.



에넥스의 경우 현재 가구제품의 E0 사용률이 80% 수준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연내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에넥스가 외부에 확대 비중 목표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경쟁사에 밀리지 않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리바트와 까사미아도 지난해 E0등급 이상 자재 비중을 100%로 채웠다. 퍼시스도 이보다 앞선 2010년 E0비중을 100%로 맞췄다.

이처럼 가구업계의 친환경제품 비중 확대에 대해 가구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데다가 이케아 제품과의 경쟁을 위한 전략"이라며 "친환경은 가구업계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가구제품은 원목을 사용한 제품보다 파티클보드, 중밀도섬유판 등 가공목재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다. 원목의 단가가 워낙 높은데다가, 나무를 베어쓰는 원목보다 톱밥 등을 재활용하는 가공목재가 환경보호적으로 우수하기 때문.

가공목재는 톱밥 등에 접착재를 사용해 섞은 뒤, 고온.고압으로 쪄내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처럼 접착재가 사용되는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가 방출될 수 밖에 없다. 포름알데히드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는 유해물질이다.

이런 가공목재 등급은 방출하는 포름알데히드 양에 따라 △SE0(포름알데히드 0.3㎎/ℓ 이하) △E0(0.3~0.5㎎/ℓ) △E1(0.5~1.5㎎/ℓ) △E2(1.5㎎/ℓ 이상)로 구분된다. E2 등급은 가구자재로 사용할 수 없고, E1부터 가구제품에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가구업계가 E0 등급 제품 사용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것은 제품의 내구성과 가격에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E0등급 이상 자재는 다른 등급 제품보다 접착재 사용량이 매우 적다. 이 때문에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E1 등급보다 최대 70% 적다.

반면 E0제품은 접착재 사용이 적은 만큼 E1보다 내구성이 낮고, 가격도 10% 이상 비싸다는 지적이다. 그런데도 E0제품 비중이 높아지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최근 내구성보다는 친환경성을 우선시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어서다.
가구가 새집증후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면서, 친환경가구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2014년 한국시장에 진출한 이케아가 E0등급을 넘어 SE0 등급의 자재를 사용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국내 업체들의 맞대응도 불가피해진 것도 작용하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새집증후군 등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이 E0등급 이상의 자재를 사용한 제품선호도가 높다"며 "E0등급의 가공목재를 사용한 제품군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