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0% ..성장판 닫힌 한국 ICT산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06 22:00

수정 2016.01.06 22:00

수출 30% 맡아왔던 주역
올 생산·투자·수출 모두 '제로성장' 경고 나와
모바일 중심 동력 발굴 설비투자 확대에 답 있어
0% ..성장판 닫힌 한국 ICT산업

최근 몇 년째 저성장세를 거듭하며 걱정을 낳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이 올해 처음으로 '제로 성장'을 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TV 등 ICT 제조산업을 이끄는 주력제품의 글로벌 매출이 정체된 가운데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줄고 결국 생산, 소비, 수출이 줄줄이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최근 중국 ICT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ICT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CT 산업은 반도체, 휴대폰, 통신서비스 등으로 구성돼 우리나라 수출의 30%를 감당하던 핵심 산업이다. 우리나라 전체가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당시에도 반도체와 휴대폰 수출이 외화보유액을 높이는 주역이었을 정도로 한국경제에 기여도가 높았던 ICT 산업의 성장이 멈출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면서 올해 국내 산업 전체에 악재 하나를 추가하게 된 것이다.



■생산-투자-수출 모두 0% 성장

6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ICT 제조업 분야의 생산은 지난 1995년 이후 2000년대 중·후반까지 견고한 성장패턴을 보이고 있으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저성장 기조를 보이기 시작해 최근에는 본격적인 성장률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KISDI는 "정보통신산업 성장률은 2000년 이후 완만하지만 뚜렷한 감소세가 관찰되고 있으며 2016년에는 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ICT 분야 국내총생산은 2014년 1.4분기 36조5000억원을 달성한 이래 5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5%의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2014년 3.4분기 대규모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ICT 설비투자 역시 2014년 2.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ICT 설비투자도 지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후반이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한 뒤 2010년대부터 증가 폭이 완만해지는 경향을 보이다 현재는 설비투자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ICT 생산과 설비투자 둔화는 결국 수출 부진으로 이어졌다. ICT 수출은 최근 분기 평균 60조원 수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분기 수출 180조원의 30%를 차지해 왔으나 지난 2013년 이후 수출 증가폭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4년 이후에는 아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ICT 투자 확대 대책 시급

ICT 산업 전문가들은 ICT 분야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설비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ISDI 주재욱 연구위원은 "ICT 산업 성장 둔화의 주요 원인은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및 내수의 동반부진, 중국 ICT 기업의 약진으로 인한 국내기업 경쟁 심화"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세계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의 추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으나 모바일 기반의 차세대 제품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 ICT 시장이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설비투자가 부진한 것은 장기적으로 부정적 전망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ICT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은 물론 기존 기업들이 활발히 성장하는 상황에서 모바일 중심의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우선 통신서비스 분야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동통신 분야에서 새 주파수를 할당받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주파수 공급량을 늘리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요구다.


또 국내 통신3사가 일제히 매출 감소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과 성장동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요금인하 압력 등 정치권의 외풍을 차단하는 정책적 배려도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