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킷브레이커 중단 이어 기업공개 등록제 연기 시사
【 베이징=김홍재 특파원】 중국이 증시 불안이 가중되자 시장이 열리지 않는 주말에 또 다른 대책을 내놨다.
지난주 증시 폭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예정이었던 기업공개(IPO) 등록제 전환 시기를 늦추고 IPO 속도를 조절키로 했다.
과도하게 늘어나는 신주 물량을 통제해 시장 폭락을 막겠다는 의도로 증시 안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지난해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약 1조달러의 자본이 이탈한 데다 올해도 위안화 평가절하 추세가 지속되고 성장률도 6%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 전반의 체질이 개선되지 않는 한 증시 불안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0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에 따르면 증감회 덩거 대변인은 지난 8일 장 마감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IPO 등록제 시행 시기와 관련 "3월 1일이 IPO 등록제가 시행되는 날짜가 아니다"라면서 "3월 1일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이날부터 2년 내에 등록제로 전환할 수 있는 권한을 국무원에 부여한 날짜이지 시행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등록제 전환 시기는 관련 제도 규정이 마련된 뒤에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증감회가 증시 활성화를 위해 3월부터 심사제에서 등록제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으며 전인대에서 관련 권한을 국무원에 부여했기 때문에 3월 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전한 바 있어 사실상 등록제 전환을 연기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덩거 대변인은 또한 "시장 활력을 증진하고 시장안정을 유지한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신주 발행을 합리적으로 조절 관리하겠다"고 밝혀 IPO 속도 조절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증시 폭락 이후 같은 해 12월부터 28개사에 대한 IPO가 재개됐으나 최근 증시 폭락 사태로 향후 기업들의 IPO 수와 시기를 늦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당국은 지난주 증시가 폭락하자 총 2000억위안(약 36조원) 규모의 역환매조건부채권(RP)을 발행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조치가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규정을 마련했으며 서킷브레이커도 잠정 중단키로 하는 등 증시 안정을 위학 각종 대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증시 안정대책에도 위안화 평가절하 추세가 지속되고 성장률 하락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블룸버그는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지난해 2~11월 중국에서 빠져나간 자본을 8430억달러로 추정해 지난 한 해 자본유출액이 약 1조달러에 달했음을 시사했다. 이는 중국 외환보유액의 3분의 1 수준에 육박한다.
또한 지난해 연말까지 제조업 경기 부진 등이 지속되면서 오는 19일 발표되는 지난해 성장률이 6.9%에 그칠 것으로 중국 인민은행과 사회과학원 등이 전망하고 있어 현실화될 경우 또 한 차례 폭락 장세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최근의 증시 안정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자금유출 압박으로 조만간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퍼스트캐피털 증권은 "춘제를 앞두고 자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인민은행이 이달에 지급준비율을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hj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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