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원 위안화 커플링에...원달러 환율 5년 반만에 최고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1 16:38

수정 2016.01.11 16:38

중국 증시 불안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5년 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원화 약세). 원화가 위안화에 동조된 탓이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도 잠재적 뇌관이 되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보다 11.7원 오른 1209.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달러당 1210원을 돌파해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오전 9시 10분 현재 달러당 1210.7원으로 2010년 7월 20일 이후 약 5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210원을 돌파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8.0원 오른 1206.1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오름세를 지속해 1210원선을 돌파했지만 오전 10시 15분께 위안화 절상이 고지되면서 점차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010위안 내린 6.5626위안에 고시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중국 상하이 증시가 낙폭을 키우고, 국내 증시도 하락세가 이어지자 결국 1210원대 턱밑에서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이어진 위안화 약세가 '중국 정부가 금융 시장에 대한 통제 능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일각의 분석을 일축했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중국팀장은 "최근 위안화 약세의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이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면서 "여태까지 계속 절상돼 오던 위안화가 절하 국면으로 돌아서자 시장이 이를 실물 경제와 연관시켜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그러나 위안화 약세는 중국 정부가 어느 정도 의도적으로 허용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일각에서 우려하는 중국 경제 경착륙이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적정 외환보유고 수준이 1조5000억달러인데 현재 3조50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통제력도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연초 위안화 약세에 대해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통한 경기 부양 의지를 확인시켜줬다는 점과 시장의 위안화 약세 압력이 크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이 지속적으로 중국의 시장관리 능력을 테스트 하며 변동성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위안화 가치 변화를 원화가 그대로 따라가는 동조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위안화 약세와 이에 따른 원화 약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위안화 환율 움직임이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데다 미국 12월 고용지표도 호조를 나타내면서 미 금리인상 기대 강화로 원·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면서 "이번주에도 위안화 영향력과 당국의 움직임이 환율 변동성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향후 위안화 환율이 1년 간 5% 내외에서 점진적으로 절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원·엔 재정환율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영향으로 1030원대를 넘어섰다.

서울 외환시장 마감 시간인 3시 기준으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031.37원으로,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8.69원 급등했다.
원·엔 재정환율이 103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4년 4월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