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슬람 은행과 자금거래 길 열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2 17:18

수정 2016.01.12 17:42

우리은행 국내 최초, 카타르이슬람은행에 1000만달러 대여 성사

이슬람 은행과 자금거래 길 열렸다

우리은행이 국내 금융회사 최초로 이슬람권 은행과의 자금거래를 성사시켰다. 그간 이슬람 율법(샤리아) 적용 등 까다로운 조건으로 이슬람권 은행과 거래에 성공한 국내 금융기관은 없었다.

우리은행은 바레인지점을 통해 카타르이슬람은행에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대여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해 3월 카타르이슬람은행과 포괄적 업무협약(MOU)를 맺은 후 9개월 만에 실질적인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이슬람권 금융기관과의 거래에는 이자지급을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이 적용돼 실물자산을 활용하는 복잡한 계약구조가 필요해 그간 국내 금융회사와 거래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였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 정부의 이슬람금융 관련 입법이 무산되며 이중과세 등의 부담으로 사실상 이슬람권 은행과의 자금거래가 어려웠다.

이에 우리은행은 현지 지점을 활용한 자금운용을 선택했다. 이자를 주고받는 일반 금융거래를 금지하는 현지 율법에 따라 실물자산 거래가 반드시 수반되야하기 때문에 이슬람금융 기법 중 하나인 '무라바하'를 활용했다. 무라바하는 채권자가 채무자가 필요로 하는 실물자산을 구입한 명목으로 자금을 대여해주고, 만기에 원금과 약정수익을 채권자에게 상환하는 거래다. 이 방식은 중동에서 영업 중인 HSBC 등 글로벌은행과 이슬람권 은행 간의 자금거래에 주로 통용되고 있다.

이번 거래는 카타르이슬람은행이 우리은행 바레인지점으로부터 실물자산 매입목적으로 자금을 빌리고, 계약기간 동안 차입자금을 운용한 뒤 원금와 약정된 이자를 우리은행 바레인지점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거래에 활용된 실물자산은 런던금속거래소 지수(Index)로, 이슬람카타르은행이 자산구매 대리인 역할도 수행한다. 특히 실물자산 거래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산 매입과 동시에 매각해 처분했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현지 지점을 통해 이슬람 시장에서의 자금운용에 대한 물꼬를 트면서 자금운용처로써의 활용은 물론, 잠재적인 자금조달처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이슬람권 은행의 경우 동일한 등급의 글로벌은행보다 금리를 높게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향후 자금운용처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성욱 우리은행 국제부 부부장은 "이번 이슬람은행과의 자금거래로 이슬람시장에서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확보하게 됐다"면서 "아울러 최근 미국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 다변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바레인 이외에 두바이, 방글라데시 다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지역에 진출해 있는 해외점포들을 중심으로 이슬람권 은행과 자금거래를 확대하고, 이슬람금융시장에 직접 참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