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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역설'...위암 수술 후 살찐 환자, 5년 생존율 높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3 09:17

수정 2016.01.13 15:22

박재명 송교영 이한희 교수(왼쪽부터)
박재명 송교영 이한희 교수(왼쪽부터)

위암 수술 후 살찐 환자의 생존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수술 후 체질량지수(BMI)와 장기생존율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첫 연구결과로, 위 절제 후 체중이 급격히 감소하는 위암 환자는 수술 후 적극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암팀 박재명·이한희(소화기내과)·송교영(위장관외과) 교수팀은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위절제술을 한 1905명의 위암 환자의 체중과 예후의 상관관계를 수술전과 수술 1년후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 전·후 모두 체질량지수 과체중군이 저체중 혹은 정상체중군에 비해 5년 생존율 높았다고 13일 밝혔다.

수술 전 체질량지수에 따른 5년 생존율은 저체중군 69.1%, 정상체중군 74.2%, 과체중군 84.7%이었다.

수술 1년 후 전체환자 중 체중이 확인된 1418명의 5년 생존율은 저체중군 67.5%, 정상체중군 83.6%, 과체중군 93.6%로, 수술 후 체질량지수가 생존률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술 전 저체중군 환자수는 6.4%인 121명, 과체중군은 23.4%인 445명이었으나 수술 1년후는 저체중군이 21.4%인 303명, 과체중군이 6.9%인 98명에 불과해 위절제술 후 뚜렷한 체중 감소를 확인했다.

환자의 나이, 성별, 수술종류, 위암 병기 등을 보정 분석한 결과, 수술 1년 후 과체중 환자는 정상체중보다 사망률이 낮아 위암환자의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독립적인 예후인자임을 검증했다.

특히 수술 1년 후 과체중군은 전체생존률 뿐 아닌 무재발 생존율과 질병 관련 생존율도 저체중이나 정상체중 군보다 높았다.

체질량지수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으로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교수팀은 세계보건기구 기준에 따라 체질량지수가 18.5kg/㎡미만이면 저체중, 18.5~24.9kg/㎡이면 정상체중, 25.0 kg/㎡ 이상을 과체중으로 분류했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2012년 기준 위암환자수는 약 3만명이다.

위암 수술 기법도 발달하여 내시경절제술, 복강경 수술과 같은 최소침습치료로 수술 후의 삶의 질이 상당히 좋아졌다. 하지만 위암 환자의 대부분이 위를 절반 이상 잘라내는 수술이 필요해 위 자체의 부피가 3분의 2 또는 전체가 줄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위는 섭취한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소장으로 내려 보냄으로써 소화와 흡수를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위절제술을 받으면 예전처럼 많이 먹을 수도 없다. 또한 흡수도 잘 안돼 대부분의 환자들은 급격한 체중감소 및 영양결핍을 경험하게 된다.

송교영 교수는 "흔히 위암 환자는 수술 이후나 항암치료 과정에서 음식을 먹는 것 조차 고통일 수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맞게 음식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며 "또 짜거나 매운 음식을 피하되 과거 환자가 좋아하고 즐겨 먹던 음식을 평상시와 동일하게 먹도록 가족들이 함께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위암 환자는 수술 후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영양학적인 요구량이 많기 때문에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생존율도 높다"며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특정 호르몬, 효소 등의 발현이 올라가 생존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위암 수술 후 의료진이 경구로 복용하는 영양보충제나 영양수액 처방하거나 영양팀이 영양요법 식단계획을 제공하는 등 다학제 접근을 통한 영양 중재(nutritional intervention)로 위암환자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유럽암학회 공식저널(European Journal of Cancer) 2015년 10월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