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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공포 벗어나 '포스트 차이나' 준비를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3 17:13

수정 2016.01.13 17:13

[fn논단] 공포 벗어나 '포스트 차이나' 준비를

중국 주식시장발 돌발악재가 일으킨 충격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부실하게 설계된 서킷브레이커의 발동으로 인해 이틀이나 장을 조기마감한 중국시장을 바라보며 투자자들은 공포감에 빠졌고, 전 세계 증시는 2016년 첫 일주일 동안 5000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급격한 위안화 약세로부터 시작되었던 주가폭락 사태로 인해 중국발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랜 기간 과잉투자로 인해 누적돼온 구조적 취약점이 성장률 저하와 맞물리면서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핵폭탄급 위기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위기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큰 충격을 받게 되는데, 위기상황에 대한 공포심에 매몰돼 현명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그 충격은 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냉정히 판단해 보면 중국의 현재 상황이 경제위기의 가장자리 근처에 와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중국 경제의 향후 진행경로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으로 급격히 추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만성질환과 같이 완만하게 진행되면서 장기전으로 갈 공산이 크다.

중국의 급격한 추락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경제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 이후에도 중국의 무역흑자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장률의 저하와 더불어 중국의 해외수출 감소세가 뚜렷하지만 흑자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여전히 확실한 자금유입원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외환보유액의 경우도 안전판 역할을 충분히 해낼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월간 최대규모로 감소했음에도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30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으며, 최소한 향후 2년간의 자금 유출입을 감내할 만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개방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정부의 통제수준이 높은 반쪽짜리 시장경제의 특성을 가진다는 점도 위기의 급격한 진행을 막게 될 것이다. 정부의 일상적인 시장개입은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 있지만 위기상황에서의 강력한 개입은 시장안정에 오히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한 바와 같이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든 중국 경제가 급격히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시간을 두고 잘 낫지 않는 독감처럼 세계 경제를 힘들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제의 부진이 장기화되는 것은 우리에게도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전략적 대응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전략적 대응은 크게 두 가지 방향성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중국 투자포지션의 조정과 포스트 차이나로의 진출 확대가 그것이다. 중국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되더라도 중국에 대한 포지션을 전격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향후 내수 확대에 대비해 투자포지션을 재조정해 나가는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중국을 대신할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베트남, 인도 등의 포스트 차이나 국가들에 대해 진출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몰아치는 중국발 쓰나미, 공포심에 휩쓸려 떠내려갈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변화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발휘하자.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약력 △46세 △연세대학교 경영학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석사 △미시간대학교 경제학 박사 △금융위원회 금융개혁자문단 자문위원 △금융감독원 금융투자업인가 외부평가위원 △상명대학교 금융경제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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