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기간제법 유보.. 대타협 정신 살려나가야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노동개혁 5법 가운데 노동계와 야당이 가장 반대해온 법안들이다. 그중 하나(기간제법)를 유보할 테니 나머지 4개 법안을 받아들이라는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제안은 노동개혁이 이대로 가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식을 불어넣은 곳은 국회와 노동계다. 12월 임시국회는 '빈손 국회'로 끝났다. 곧 이어 1월 임시국회가 소집됐지만 아직 의사일정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여야 의원들의 마음은 이미 경제와 민생보다는 지역구 의정보고회 등 총선을 치르기 위한 표밭 갈이에 쏠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한국노총은 최근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를 위협하고 나섰다. 북핵 문제와 G2 리스크(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둔화) 등으로 먹구름이 가득한 상황에서 어렵게 성사시킨 대타협의 물꼬마저 다시 막힌다면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노동개혁은 물 건너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중에도 가장 큰 피해계층은 청년세대다.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 청년실업자가 이미 100만명을 넘었다. 대학 졸업 후 몇 년씩 알바로 떠도는 청년들의 호소는 절박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2%를 기록했다. 1999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은 33만7000명으로 5년 만에 최저였다. 우리 경제는 갈수록 일자리 창출력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는 정년 60세 연장으로 전망이 더욱 어둡다.
노동계는 이 같은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9.15 노사정 대타협'은 노사가 고통을 분담해 경제난국을 돌파하자는 약속이었다. 이를 통해 선진국 진입의 확고한 토대를 마련하라는 국민적 요구였다. 이것을 파기한다면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사관계의 본질은 상생이며 그것을 실천하는 길은 타협과 양보다. 박 대통령이 기간제법을 양보했으니 이제 노동계가 양보할 차례다. 야당도 노동계 눈치만 봐서는 안 된다. 서비스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특별법 등 경제활성화법안을 속히 처리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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