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 이벤트 급증
새 노선 홍보효과 등 쏠쏠
새 노선 홍보효과 등 쏠쏠
'편도 김포~제주 7000원, 인천~하노이 9000원….'
저비용항공사(LCC)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만원도 안 되는 '초특가 항공권 판매 이벤트'가 급증하고 있다. LCC 업체들이 정해진 특가 행사 외에도 누적탑승객 일정 기준 돌파 기념, 새 노선 취항 기념 등 이슈를 만들어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는 파격적인 할인 경쟁을 하고 있다. 원가에 한참 못 미치는 통 큰 할인행사에도 광고 효과, 선수요 유치 등 보이지 않는 무형의 마케팅 효과가 더 커 결국 항공사엔 이득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LCC인 제주항공이 누적 탑승객 3000만명 돌파를 계기로 실시한 특가 이벤트에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리면서 시스템이 다운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제주항공은 동시 접속 가능 인원을 최대 3만명으로 잡았지만 무려 21만명이 동시에 예약시스템에 접속했기 때문이다.
에어부산도 겨울 시즌 제주노선 항공권을 파격 할인가로 내놨다. 에어부산은 오는 18일부터 부산~제주, 김포~제주 노선에 대해 편도 기준 주중 1만4900원, 주말 1만9900원부터 시작하는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에서는 총 3만5000석을 할인가에 제공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많은 고객이 동시에 몰릴 것을 대비해 이벤트 운영에 이용 가능한 모든 서버를 동원하는 등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CC들이 이처럼 원가 이하 할인 항공권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이로 인한 마케팅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실제 LCC의 특가 할인 이벤트가 진행되는 시간에는 업체명이 주요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특히 신규 취항의 경우 새 노선에 대한 자연스러운 홍보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진에어는 LCC업계 최초로 하와이 호놀룰루 장거리 노선에 취항하며 인천~호놀룰루 왕복 50만원대의 특가 상품을 내놔 운항 첫달부터 90%에 달하는 높은 예약률을 기록했다.
할인 항공권은 해당 항공편 일부 좌석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선수요 유치 차원에서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권을 미리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 영업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좌석은 창고에 재고처럼 쌓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자리를 비운 상태로 운항하는 것보다는 원가 이하 가격에라도 팔아 최소한의 비용을 얻는 게 좋다"면서 "막판까지도 남은 항공권을 팔지 못하는 리스크를 상쇄하고 일찍부터 좌석을 조금씩 채우면서 안정적으로 좌석 점유를 늘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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