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변협 "인권침해·강압수사 여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1.19 17:24

수정 2016.01.19 21:37

검사평가 사례집 공개.. 검찰 "객관성 의문"

현직 검사가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에게 친인척 관계에 있는 변호사 선임을 직·간접적으로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다른 검사는 고소인에게 부당하게 고소 취하를 강요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는 19일 '검사평가제 시행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검사들의 부정 사례를 담은 '검사평가 사례집'을 공개했다.

이날 변협 공개에 대해 검찰은 균형잡힌 결과인지 의문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변협은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변호사가 제출한 1079건의 검사평가표를 취합한 결과, 변호인 참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피의자를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검사도 상당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고 전했다.



특히 사례집에 따르면 검사가 수사관을 통해 자신의 친인척인 변호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알선한 정황이 나타났다.

실제 검사의 친인척 변호사는 해당 사건을 선임했으나 선임계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세금을 성실히 납부한 고소인에게 '탈세' 운운하며 고소 취하를 강압적으로 요구한 검사의 사례도 있었다고 변협은 전했다. 해당 검사는 고소인이 "지청장에게 알리겠다"고 항의하자 사과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에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플리바게닝'(유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처벌 수위를 낮춰주는 것)을 시도하고 고소 취하를 종용하거나 자백을 유도하는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다.

이 밖에 피의자를 모욕하거나 책으로 책상을 내려치고 연필을 책상에 던지는 등 강압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례, 수갑을 채운 채 피의자를 조사하는 등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 변호인신문 참여 시 변호사의 메모를 금지하는 등 적법 절차를 준수하지 않는 사례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문제점이 있는 부분을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변협의 발표는 변호사들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취합한 것으로 균형잡힌 문제제기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오늘 발표된 내용이기 때문에 (검사평가 결과의) 구체적인 내용을 검토해본 후에야 검찰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며 "문제점이 있으면 고치는 게 맞지만 이번 발표가 균형잡힌 결과인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에게 전달된다. 변협은 향후 전국 검사평가 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예정이다.


변협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검찰수사 중 자살한 사람이 100명이 넘고 지난 한 해만도 17명의 피의자가 자살했다"며 "원인이 검찰 수사와 기소의 폐쇄성에 더해 강압수사와 인권침해수사에 있다고 보고 이번 검사평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변협은 이번 평가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소속 변수량·차상우·최인상·장려미·김정환 검사를, 공판검사에서 서울중앙지검 소속 채필규·박하영·추창현·김영오 검사와 서울서부지검 소속 오선희 검사 등 10명을 우수 검사로 꼽았다.
하위 평가된 검사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본인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