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4년간 선고 191건 중 실형 65건 그쳐 '솜방망이' 처벌
처벌 강화 분위기에도 사건 대부분 참작사유 수용
시세조종·부정거래 등 범죄 금액 적을수록 집유 비율 ↑
최근 4년간 증권·금융범죄자 10명 중 6명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펴낸 '2014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2011~2014년 증권·금융범죄 양형기준이 적용된 사건 191건 가운데 실형이 선고된 것은 65건(34.0%)이었고 집행유예는 126건(65.9%)에 달했다.
■1억~5억원 미만 88.9% '집유'
증권 범죄 가운데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시세조종 △부정거래 행위 등 '자본시장의 공정성 침해 범죄'의 경우 실형은 30건(28.6%), 집행유예는 75건(71.4%)으로 집행유예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 가운데 범죄액수 1억~5억원 미만인 경우 88.9%(16건), 5억~50억원 미만인 경우 71.0%(22건)가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범죄액수 50억~300억원 미만 7건 가운데 5건에 실형이 선고돼 비교적 높은 실형률을 보였고 300억원 이상 사건 2건은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
최근 사례로는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있다. 동아원 주가를 조작한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1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억원과 추징금 4억2000여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오는 28일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증권범죄의 또 다른 유형인 '투명성 침해 범죄'는 △대량보유 공시의무 위반 △증권신고서 등 공시의무 위반 △허위 재무제표 작성·공시 △회계정보 위·변조 등이 포함된다. 투명성 범죄는 전체 9건 중 8건이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허위공시 사건 예로는 지난 2012년 3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된 구본호씨가 있다. 구씨는 2006년 미디어솔루션 인수, 범한여행사와 합병 등 과정에서 재미동포 무기거래상 조모씨 돈을 자신의 것처럼 속이고 허위공시로 주가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165억원의 이득을 챙긴 혐의 등이다.
금융 범죄는 뒷돈을 주고받는 범죄가 대다수였다.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증재'와 '금융기관 임직원 직무에 관한 알선수재'의 경우 집행유예 비율은 각각 73.3%, 62.5%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기관 임직원의 수재·알선수재는 실형이 15건, 집행유예 7건으로 실형 비율이 높았다.
■기본 양형기준 준수, 최대 90%
양형기준 영역의 경우 적게는 50.0%, 많게는 90.0% 비율로 기본영역을 지켰다. 형을 줄여주거나 가중하는 비율보다 기본적인 양형기준을 지킨 사례가 우세했다는 뜻이다.
현재 시행 중인 증권·금융범죄 양형기준에는 범죄 유형별로 형종과 형량 기준이 설정돼 있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 공정성 침해 범죄의 기본 형량은 최소 6월, 최대 11년까지다. 여러 제반 요소에 따라 형은 감경되기도 하고 가중되기도 한다.
2014년 자본시장 공정성 침해사범(단일범)의 평균형량은 16.1개월로 나타났다. 자본시장 투명성 침해사범은 10.5개월, 금융기관 임직원의 수재·알선수재 피고인은 평균 15.5개월, 금융기관 임직원에 대한 증재사범은 평균 9.0개월, 금융기관 임직원 직무에 관한 알선수재는 14.5개월로 집계됐다. 증권·금융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분위기에도 집행유예 비중이 여전히 높은 이유는 재판부가 집행유예 참작사유들을 상당수 받아들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집행유예형의 긍정적 참작사유로는 △내부비리 고발 △소극적 범행 가담 △미미한 주가영향력 등이 꼽힌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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