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지명타자 예상돼.. 초반 장타 부담감이 문제
김현수, 장타 부담감 없고 출루율 높이는데 초점
'더 멀리 더 정확하게(far and sure)'는 골프의 황금률이다. 더 멀리 치고 더 정확하게 보내는 선수가 질 리 없다. 더스틴 존슨은 PGA투어서 가장 멀리 친다. 지난 시즌 317.7야드로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 1위다. 그린 적중률도 67%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의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91.8 야드. 전체 78위에 올라 있다. 더스틴 존슨의 한참 뒤에서 세컨 샷을 해야 한다. 그린 적중률은 62.91%. 전체 80위에 올라 있다. 더스틴 존슨에 비해 더 멀리도, 더 정확하게도 치지 못한다. 그런데도 세계 1위다.
스크램블링(그린을 놓쳤을 때 파 이상을 기록하는 것)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65.23%로 1위다. 57.8%의 존슨과 한참 차이를 보인다. 퍼팅 능력은 더 차이난다. 조던은 라운드 당 27.82개의 퍼팅 수를 기록했다. 마법의 퍼터다.
존슨의 퍼터 실력은 지난해 US오픈 마지막 날 18홀에서 드러났다. 더스틴 존슨은 한 타 뒤진 상황에서 롱홀인 18번 홀 투온에 성공했다. 남은 거리는 불과 4m. 원 퍼트면 우승이었다. 투 퍼트면 연장전. 존슨은 스리 퍼트를 했다.
강타자와 테크니션의 역전은 복싱에서도 발견된다. 미들급의 강자 마빈 해글러는 도무지 상대를 찾기 어려웠다. '돌주먹' 로베르트 두란과 '저격수' 토마스 헌즈를 링 바닥에 눕힌 그에게 도전한 것은 최고의 테크니션 슈거레이 레너드. 61번의 승리 가운데 52번이나 KO승을 거둔 해글러의 주먹은 번번이 허공을 갈랐다. 결국 판정패로 영영 복싱계를 떠나야 했다.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파괴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즈)와 '타격 교과서'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4월이면 그들의 경기를 볼 수 있다. 4월 5일(이하 한국시간)엔 이들의 첫 맞대결을 지켜보게 된다. 이들 둘은 나란히 2016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에 올라있다. 둘 가운데 누가 더 메이저리그 무대에 잘 적응할까?
부담감은 장타자 쪽이 훨씬 심하다. 박병호에게 기대하는 것은 20개 이상의 홈런이다. 장타는 마음먹는다고 나오지 않는다. 이번 홀에선 드라이브를 멀리 쳐야지 하고 마음먹는 순간 망가진다.
박병호는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곧잘 비교된다. 억울하게 들리겠지만 강정호가 잘 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갔다. 한국 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앞서 보여줬기 때문이다. 박병호에겐 강정호(15개) 이상의 홈런을 기대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명타자에 기용될 전망이다. 20~30개의 홈런이 요구된다. 그만큼 때려낼 능력을 갖고 있다. 문제는 부담감이다. 첫 홈런이 빨리 터지면 일찍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다. 늦어지면 초조해진다.
강정호는 지난해 4월 한 달간 홈런을 쳐내지 못했다. 그래도 2할6푼9리로 타율이 나쁘지 않았다. 유격수(혹은 3루수)로선 괜찮은 출발이었다. 5월 4일 첫 손맛을 보면서 '더 멀리 더 정확하게' 치기 시작했다.
김현수에겐 장타 부담이 없다. 박병호의 예상 타순은 5, 6번. 김현수는 1번이다. 많이 출루하면 박수를 받는다. 공을 지켜볼 여유도 많다. 그린에 올리지 못해도 근처에만 보내면 파를 자신하는 골퍼는 한결 편하다.
그런 점에서 시즌 초반엔 김현수에게 점수를 주고 싶다.
후반으로 가면 박병호가 튀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첫 홈런이 언제 터지느냐? 그에 따라 박병호의 패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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