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빅딜' 활발해질듯, 소규모 합병 기준 완화
삼성전자-삼성SDS 이론상 합병도 가능
삼성전자-삼성SDS 이론상 합병도 가능
기업들의 사업 재편을 지원하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안'(원샷법)이 이달 내 처리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지주회사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지주사들이 기존 사업 재편이나 신사업 진출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다.
25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29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원샷법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원샷법은 지주회사 규제, 소규모 합병 요건 등 기업의 사업 재편과 관련한 규제, 절차를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해 발의됐다.
이를 통해 최근 롯데케미칼의 삼성정밀화학 인수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등 '빅딜'을 통한 사업 재편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먼저 소규모 합병 기준을 완화한다. 합병 시 신규 발행되는 주식이 10%를 넘지 않아야만 소규모 합병이 적용됐던 것이 이 법을 적용받을 경우 그 규모가 20%로 늘어난다.
기존에는 주주총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끌어내야 했지만 사업 재편 기업의 경우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합병 안건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대신 존속법인 주주의 20%가 반대해야 했던 합병 무산 요건을 10%로 줄였다. 소규모 합병을 통한 기업 재편이 남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론상 시가총액 170조원인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20조원인 삼성SDS도 소규모 합병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소규모 합병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윤태호 연구원은 "합병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운신의 폭이 넓어지지만 제약 조건도 완화되면서 자칫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주주의 선택권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합병을 가정할 때 삼성전자 주주 11~12%만 반대해도 소규모 합병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소규모 합병 규제완화가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을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주회사 규제완화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주회사로 전환하고자 하는 기업집단을 위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 재편 승인기업이 법적 지주회사인 경우 재편기간인 3년 동안 혜택이 주어진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고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관계만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재편 기업으로 승인된 경우에는 50%만 보유해도 되고 자회사들의 손자회사 공동출자도 허용한다. 합병 등을 통해 새로 순환출자가 만들어진다면 6개월 이내에 해소해야 하지만 이 기간도 1년으로 연장된다.
대신증권 김한이 연구원은 "지주사 체제 내에서 기업들의 분할-합병, 사업재편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룹 전체의 생산성 제고는 지주회사의 가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ane@fnnews.com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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