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찾던 선주들, 한국으로 턴
능력보다 싼값 앞세워, 결국 中 스스로 위기 초래
능력보다 싼값 앞세워, 결국 中 스스로 위기 초래
중국의 선박 인도량이 2013년부터 급감한 채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해 '거품 붕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조선소가 1~5위를 공고히 지키던 수주잔량에서 처음으로 5위를 차지하는 등 기세등등했던 중국 조선업도 선박 인도가 원활치 않아 위기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이다.
■중국 조선업계, 인도량 급감
25일 영구 조선.해운 시황분석 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의 선박 인도량은 2012년에서 2013년으로 넘어오며 급격히 감소(2016만CGT→1351만CGT)했다. 2007년 719만CGT에 불과하던 중국 조선의 인도량은 2011년 2089만CGT로 급등했지만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인도량은 수주량만큼이나 조선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중요 지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은 "설계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직접 생산하는 데에는 축적된 기술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아직 숙련된 현장인력도 부족하고 조선소 야드에 맞는 생산 시스템이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출 부진으로 문 닫는 중국 조선소 속출
중국 조선업계의 인도량 감소는 매출 부진으로 이어져 문을 닫는 조선소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선박공업행업협회에 따르면 2010년 3000여 곳에 달했던 중국 조선업체는 2015년 5월 기준 100여개로 줄었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약 50여개의 화이트리스트를 발표했다. 이 리스트에 포함된 조선소만 지원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5월과 7월에는 중국 저장성 저우산시 처즈다오에 소재한 민영 조선업체인 정허조선소와 난퉁 밍더중공업이 파산을 선언하기도 했다.
■중국 찾았던 선주들, 다시 한국으로
저렴한 선가 때문에 중국을 찾았던 선주들은 인도를 제때하지 못하는 사태가 지속되자 다시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연비의 중요성과 더불어 조선업계에 불고 있는 선박안전에 관한 각종 규제로 인해 기술력 높은 한국 조선의 경쟁력이 더욱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조선소들은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수주를 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여전히 선가를 낮춰 수주량을 늘리고 있지만 인도량은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또 "선주들은 조선소 판단기준으로 가격과 납기뿐만 아니라 생산성 지표인 인도실적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경쟁력있는 선주일수록 생산성이 우수한 조선소만을 찾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가 한국에만 선박을 발주하는 것이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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