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세금은 종가세(從價稅) 형태로 부과되는 것이 보통이다. 물건 값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물린다. 따라서 물건 값이 오르면 세금이 늘고, 내리면 세금도 줄어든다. 소비의 조세탄력성에 따라 약간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그렇다. 그러나 유류세는 반대다. 값이 내리면 소비가 늘어나 세금 부담이 더 커진다. 그 이유는 유류세가 종량세(從量稅)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소비자의 불만이 더 커진다. 기름 값이 치솟기 때문이다. 소비자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이 된다. 그래서 과거 고유가 시절에는 정부가 세금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곰곰이 따져보면 소비자들이 화를 낼 일은 아니다. 현행 종량세 방식은 국제유가가 오를 때 국내 소비자가격이 덜 오르게 해준다. 물론 내릴 때도 덜 내리게 하는 역할을 한다. 유가 완충장치의 기능을 하는 셈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류세는 교통세와 교육세, 지방세를 합한 것으로 가격에 상관 없이 L당 일정액을 부과한다. 예를 들면 휘발유는 L당 745.89원, 경유는 528.75원, 액화석유가스(LPG)는 184.68원이 매겨진다. 여기에 다시 10%의 부가세를 더 매긴다. 유류세와 부가세 이외에 수입 단계에서 관세와 수입부과금이 붙는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6일을 기준으로 전국의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L당 평균 1380.2원이다. 이 중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3%(871.8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평균(약 61%)보다 약간 높다. 일본(52.9%)과는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유류세 인하 주장이 나올 만하다. 그러나 유류세는 전체 국세수입의 10%를 차지한다. 앞으로 복지수요 급증 등을 감안한다면 성급한 주장이 아닐까.
y1983010@fnnews.com 염주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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