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선진화법은 헌법 제49조의 다수결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위헌이다" (국회의원 측 대리인)
"통상적인 입법과정 규칙을 바꾼 게 아니고 폭력 국회를 방지하기 위한 법이다" (국회 측 대리인)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싸고 28일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이번 공개변론은 지난해 1월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국회의장과 기획재정위원장을 상대로 낸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간 권한쟁의 사건'이다. 국회 선진화법이 자신들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으니 2012년 5월 이 법에 대한 국회의장의 가결선포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는 내용이다. 형식은 권한쟁의 심판이지만 실제 쟁점은 국회 선진화법의 위헌 여부다.
국회 선진화법이라 불리는 국회법 85조와 82조의 2는 국회의장이 법안 직권상정을 위해 심사기간을 지정하려면 여야 합의가 있어야 하고 신속처리 대상안건으로 정하려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 청구인 자격으로 공개변론에 참석한 새누리당 주호영·권성동 의원은 해당 법에서 규정한 '가중 정족수'가 일반 다수결 원칙에 어긋나 위헌이라는 데 공세를 집중했다. 권 의원은 "국회 선진화법으로 인해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16명으로 구성된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위원 8명이 반대하면 나머지 292명이 찬성하는 법안도 본회의에 갈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청구인을 대리한 법무법인 위너스의 손교명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국회 상임위원회가 30일 이상 (법안 처리를) 지연하면 바로 본회의에 넘길 수 있고 일본 헌법도 긴급안건이 위원회에 계류돼 있어도 심사기간을 지정하거나 본회의에 지정하도록 해 입법권의 본질을 보장한다"면서 "그러나 국회법 85조 1항은 천재지변과 교섭단체 합의 등이 아니면 다른 긴급안건에 대해 국회의원이 심의·표결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국회법 85조의 2에 대해서도 "안건의 신속처리에 5분의 2라는 소수세력이 의사결정권을 갖게 된다. 300명 중 151석을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상임위 제도가 헌법적 정의를 왜곡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회 측을 대리한 법무법인 정률의 조상미 변호사는 "국회법 85조1항에서 심사기간 지정여부는 국회의장의 권한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제한한 것일 뿐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또 "85조의 2와 무관하게 본회의 의결정족수는 일반 정족수를 유지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정상적인 법률안 처리 절차에 따라 얼마든지 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면서 "이 조항들이 입법권을 제한한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며 국회의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는 등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국회를 위해 제정된 법"이라고 덧붙였다.
국회의장을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의 김근재 변호사는 "국회의장의 처분 행위는 현행 국회법에 따른 적법한 처분"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법의 위헌성에 대해서는 "국회의장은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지켜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지금까지 헌재는 국회의 내부의사진행 절차 등에 관여할 수 없으며 날치기 등 정상적인 의결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만 관여할 수 있다고 봤다. 헌재가 이날 공개변론을 열고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 본격심리에 들어가면서 국회법 개정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hiaram@fnnews.com 신아람 기자 김진호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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