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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분양시장 집단대출 올스톱되나

다산신도시 등 우량지역 은행권 중도금대출 거부
"금리 대폭 올려 내든지 아니면 제2금융권 가라"
#.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A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중도금 집단대출 진행 과정에서 은행의 갑작스런 금리인상으로 애를 먹었다.

해당 은행이 기존 집단대출 금리 2.91%에서 3.41%로 대폭 상향조정한 것. 통상 집단대출은 시행사나 시공사의 연대보증으로 부실 위험도가 낮아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낮은 편이지만 은행은 이유없이 가산금리를 0.5%나 올렸다. 특히 다산신도시는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유망단지라는 점에서 계약자들의 반발이 커졌다.

항의가 빗발치자 해당 은행측은 "우리도 먹고 살기 어렵다"면서 "싫으면 제2 금융권으로 가라"고 배짱을 부렸다. 결국 계약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은행측의 요구를 수용해 집단대출을 진행했다. 이 문제를 공론화할 경우 아파트 분양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퍼져 다른 은행에서도 대출 길이 막힐 것을 염려한 탓이다.

신규 분양시장 집단대출 올스톱되나

최근 각 은행의 대출심사가 깐깐해지면서 이같이 중도금을 준비하는 아파트 계약자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1일부터 도입하는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에는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가 빠졌지만 실제 분양시장에서는 각 은행들의 자체 규제로 집단대출을 바짝 옥죄고 있어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중도금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시중 은행들이 대출영업 축소로 수익성 제고가 어려워지자 집단대출 금리를 올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웃돈 형성됐어도 아파트 집단대출 거부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화성 등 최근 미분양이 늘고 있는 지역이나 대구.부산 등 그간 분양시장이 과열됐던 지역은 은행권의 신규 집단대출이 사실상 끊겼다.

경기도 용인의 B아파트는 지난해 은행으로부터 대출 사전승인을 받았으나 이후 은행이 일방적으로 대출을 보류하면서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려 3%대 후반의 금리를 부담했다. 경남 지방도시의 C아파트는 100% 분양이 완료됐지만 은행이 일방적으로 대출을 보류하면서, 다른 은행을 찾고 있다.

■대출금리도 올라 4%대도 등장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택분양시장이 지난해보다 경색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나면서 서울이나 위례신도시 등 수요자의 관심이 뜨거운 지역을 제외하곤 은행이 높은 금리를 요구하거나 대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지난해 초까지 집단대출 금리는 2%대 중후반에 형성됐지만 최근 지방은행이나 제2금융권을 찾는 방법 밖에 없어 3%대 중후반이나 4%대 금리도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주택협회 측은 "지난해 집단대출 총 잔액은 104조 6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부채의 10%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가계부채 위험을 줄이려면 부실우려가 적은 집단대출 대신 사업자금이나 생계비 용도의 대출을 우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집단대출 심사 강화는 은행의 자체적인 위험 관리로 볼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계약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라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지면 장기적으로 시장의 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분양 증가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편 주택시장 활성화와 입주예정자들의 원활한 자금흐름도 급하지만 장기적인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성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체 주택가격의 30~40%에 이르는 분양잔금을 지급하는 입주시점에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건설사의 현금흐름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아파트 분양 물량 급증의 함의'라는 보고서에서 2016년부터 준공후 미분양이 빠르게 급증해 2018년 최대 3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경고했다.
미분양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을 준다는 지적이다. 특히 집단대출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계약자의 상환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송인호 KDI 연구위원은 "지난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우리경제의 장기적 주택수요 증가추세를 웃도는 수준으로 준공 후 미분양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며 "집단대출의 개인신용평가 심사를 강화해 대출 건전성을 높이고, 건설업계의 현금흐름 악화 등 잠재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lionking@fnnews.com 박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