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가 이미 지난 1997년 체스 챔피언을 꺾었지만, 바득은 여전히 컴퓨터가 사람을 이길 수 없는 영역으로 통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비밀리에 치뤄진 대국에서 알파고는 유럽 바둑대회에서 3회 우승한 천재 바둑 기사 판 후이를 5번 대결에서 5번 모두 승리하면서 인공지능이 바둑에서도 사람을 앞서는 기록을 세웠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프로 바둑 기사를 이긴 것은 이 대결이 처음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 승패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능가하는 영역을 한차원 넓혔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5번기가 다음달 열린다고 5일 밝혔다.
대국 제1국이 3월 9일 시작되며, 2국은 다음 날인 10일, 3국은 12일, 4국은 13일, 5국은 15일 순으로 열린다. 모든 대국은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이번 대국에는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이세돌 9단의 컨디션을 최대한 고려해 대국 장소와 운영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생중계 형태 등 자세한 내용은 이달 중 추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알파고는 현재 다른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들과의 대결에서는 99.8%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국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체스와 달리 돌마다 특정한 경로가 정해져 있지 않은 바둑은 '경우의 수'가 거의 무한대로 많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은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이 놀라울 정도로 강하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나는 최소한 이번 대국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의 대결'은 전세계에 유튜브를 통해 중계된다. 지난해 판 후이와 대결이 비밀리에 치러진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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