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무서워 연휴에 문 못닫는 편의점 "손님 없는데 하루도 못 쉽니까"
24시간·연중무휴 계약에 편의점주 '울며 겨자먹기'
상품 지원 중단 등 제재.. 당번제 운영 등 검토해야
#편의점주 A씨는 이번 설 명절 연휴에 문을 열어야 한다. 그러나 도심 주택가에 위치해 사실상 명절이면 찾는 손님은 거의 없다. 야간이면 거리가 텅 비어 무서운 느낌까지 든다. 마음 같아서는 3일 정도 문을 닫고 싶지만 불가능하다. 지난해 명절 하루만이라도 문을 닫고 싶어 가맹본부에 연락했으나 편의점 문을 닫으면 원칙적으로 계약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어렵게 아르바이트를 구했으나 올해는 그러지 못해 연휴 동안 혼자 편의점을 지켜야 한다.
'민족 대이동'이 벌어지는 설 연휴 동안 편의점 점주들은 계약에 묶여 계속 영업을 해야 한다. 24시간 영업, 연중무휴라는 가맹본부와 계약 때문에 명절에도 의무적으로 문을 열어야 하는 것이다. 도심 편의점의 특성상 손님이 급감하는 명절이면 매출을 올릴 수 없지만 계약 위반에 따른 불이익이 우려된다. 수익이 없고 시민 발길이 뜸해지는 야간시간대라도 문을 닫고 싶다는 게 편의점주 마음이지만 관련 규정도 없다.
■문 닫으면 불이익 당할까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설날, 추석 같은 명절에도 가맹본부와 편의점주간 계약관계상 점포 문을 닫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명절이면 차례를 지내야 하는 편의점주들이 급하게 아르바이트를 구하거나 구하지 못할 경우 혼자 편의점을 키킨다.
서울 영등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B씨는 "구로디지털 단지와 같이 명절이면 텅 비는 지역의 경우 사전에 미리 신청하면 명절에 쉬는 것이 가능하다고 들었지만 주택가는 어림없다"며 "명절이면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지만 가맹본부와 계약상 문을 닫을 경우 지원금 등이 없어지거나 줄어든다"고 털어놨다.
이에 따라 편의점주들은 추석과 명절 당일이라도 자율 영업이 가능하도록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 등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편의점주 C씨는 "차례를 지내야 하는데 설 명절에 문을 닫을 수 없으니 일단 아르바이트에게 부탁한다"며 "약국이 주말 당번제를 운영하는 것처럼 편의점도 지역에 따라 당번제를 도입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합법 된 야간이라도…
편의점주들은 명절 연휴 휴점이 불가능하다면 명절 당일 야간이라도 쉬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2013년 개정된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사업자가 6개월 동안 야간(새벽 1시~오전 6시)에 매출로 인해 손실을 입었을 경우, 질병의 발병과 치료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 등에 한해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야간 영업시간을 단축하지 않던 편의점주들은 설과 추석 등 짧은 연휴 동안 손실로는 야간영업 단축이 어렵다. 6개월간 매출 손실 등을 입증하기 쉬지 않기 때문이다.
명절 연휴가 아니어도 야간 영업 단축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은 편의점주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됐다. 편의점 CU의 가맹본부인 BGF리테일의 경우 지난 1월 기준 야간 단축 영업을 실시하는 업체가 전체의 2.9% 수준으로, 2014년 대비 0.1%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처럼 명절과 연휴에 대한 편의점주들 불만이 나오지만 가맹본부는 계약규정에 따라 편의점 문을 닫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가맹본부 관계자는 "계약상 명절 연휴 동안 문을 닫을 수 있다는 기준이 없고 편의점주가 임의로 쉬면 계약 위반"이라며 "일단 시정조치를 요청하고 내용증명 등 절차를 거쳐 상품 지원 등 제재를 가한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예병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