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비상 걸린 한국 수출, 현장을 가다(2부)] 선배들의 훈수(1) 류승동 파츠몰 대표이사 "기본부터 충실하라"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1 18:04

수정 2016.02.11 22:46

1.기본부터 충실하라
2.정보수집 직접하라
3.정부기관 활용하라
파츠몰은 어떤 기업? 자동차 AS부품 수출기업.. 1997년 설립 이후 흑자행진
제품의 국제화, 세계화는 모든 기업의 꿈이다. 기업인들은 수요가 한정된 내수시장에 의존하기보다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들의 해외시장 진출 노력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더 치열해진다. 올해도 수출환경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계속되면서 기업인들 사이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하지만 외부 경제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답은 있다'는 확신 아래 수출 최전선에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수출 확대를 통해 기업 성장은 물론 한국 경제성장에 한몫하고 있는 성공 수출기업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들의 '훈수'를 통해 수출 위기 극복의 열쇠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주>

[비상 걸린 한국 수출, 현장을 가다(2부)] 선배들의 훈수(1) 류승동 파츠몰 대표이사 "기본부터 충실하라"

저유가로 인한 수출액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의 수출기업 대부분이 허덕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황기에 더 높이 평가받는 기업들도 있다. 경기 흐름과 무관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들이다. 경기 고양에 위치한 파츠몰이 그렇다. 이 회사는 자동차 사후관리(AS)용 부품을 해외에 수출한다. 파츠몰은 자동차부품 AS마켓 수출부문에서 단 한 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은 알짜기업이다. 많은 경쟁업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1997년 설립 후 지금껏 흑자행진을 이어온 보기 드문 회사다. 파츠몰은 자동차 AS부품 수출부문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직원 수 120여명에 불과한 전형적인 중소기업이지만, 소리 없이 강하다. 내실도 탄탄하고 경영 성적표도 준수하다.

국산 차량의 정비용 자동차부품을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 동유럽 등 7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국산차 부품 수출에서 탈피해 일본차나 유럽차 부품까지 취급하면서 사업영역을 다변화했다. 회사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는다.

이 회사는 말레이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판매법인을, 중국 상하이에 구매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는 러시아와 중남미에까지 현지법인 및 총판을 개설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이런 파츠몰도 지난 2014년부터 수출환경의 변화를 감지했다.

류승동 대표이사(사진)는 "수출 여건이 어려워진 건 2년 조금 넘었다. '엔저'가 시작되면서 위기가 시작됐으며, 진짜 타격 많이 받은 것은 유가가 하락하면서 부터였다"며 "우리 회사의 주요 수출국가들이 주로 산유국인데 중동을 비롯해 중남미, 말레이시아 등 자원국가들은 유가가 하락하고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환율이 계속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대표는 "품질은 크게 문제 없었는데 일본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는 환율이 수출부진을 부채질하는 양상이었다"며 "특히 우리와 수출경합도가 높은 대부분이 중국과 일본 기업인 만큼, 엔화와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우리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비가 오기 전에 주춧돌이 젖은 것을 보고 우산을 미리 펼치는 전략(礎潤張傘)을 준비한 셈이다. 류 대표가 제시한 수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훈수는 크게 세 가지다. 기본에 충실하기와 정확한 정보 수집, 수출지원기관 활용 등을 강조했다.

그는 기본에 충실하는 이유부터 꺼냈다. 류 대표는 "어느 업종이든 나름대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는 있다. 음식점이라면 맛이 있거나, 맛있으면서도 저렴하다거나, 맛있으면서도 아주 비싼 등 특징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비즈니스(애프터마켓)의 핵심 경쟁요소는 품질은 기본이며, 원하는 부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원하는 부분을 최대한 맞춰주는 공급률이라는 기본기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파츠몰이 수출하는 자동차 AS용 부품
파츠몰이 수출하는 자동차 AS용 부품

파츠몰이 지금의 유망 수출기업으로 큰 배경에는 유 대표가 전략적으로 추진한 짧은 납기(평균 3주)와 높은 공급률(91%)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 대표는 "우리가 취급하는 부품은 20만여개에 달한다, 수많은 부품을 세계 각지로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뒷받침돼야 고객만족이 높아지고, 글로벌 업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며 "파츠몰은 현재 5곳의 해외 물류거점을 기반으로 70여개국 200곳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상황에 직면한 기업이 가장 쉽게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은 단순 비용절감"이라며 "과거 원가를 절감해서 가격을 낮춘다면, 연 2~3% 낮추면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시기가 있었는데. 이제 그런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확한 정보 수집에 대해서 업급했다.

류 대표는 "시장변화를 빨리 읽어내는 것도 중요하고 기본적이다. 해외 바이어들이 200군데가 넘는데 제대로 된 정보가 들어오는 곳은 거의 없다. 사실 바이어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99% 가공된 것으로, 정보라고 하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실제적인 정보는 본인이 직접 나서야 하는데 파츠몰은 해외지사에 나가 있는 우리 직원들을 통해 시장 정보를 직접 수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아는 것은 크게 다른데, 시장의 변화를 못 읽으면 엉뚱한 제품을 만들 수도 있고, 정확하지 못하면 엉뚱한 경영판단을 내릴 수 있다"며 "많은 중소기업들이 간과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현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수출지원기관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가장 큰 문제가 자금인데, 수출은 자금회수에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며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역보험공사다. 보증이나 보험가입 등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자금이 엄청나게 필요하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무역보험공사의 덕을 톡톡히 봤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무역보험공사에서 제공하는 바이어 신용평가 서비스는 수출기업이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츠몰은 버스나 트럭 등 대형차 부품 공급을 담당하는 '한길부품'과 자동차 온라인쇼핑몰인 '파트존' 수입차 부품 유통사업을 담당하는 '유로아메리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파츠몰은 지난 2014년 612억원(수출 516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지난해 711억원(수출 6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내수시장 220억원, 수출 820억원 등 104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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