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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체대, 신입생 OT비로 38만원 책정 논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6 13:30

수정 2016.02.16 14:25

경희대 체대, 신입생 OT비로 38만원 책정 논란

국내의 한 유명 사립대 체육대학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비용으로 과도한 금액을 책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 밤 페이스북 경희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체육학과 16학번 오티(OT)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이 듣고 싶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경희대 재학생 A씨는 “체육대학 OT는 학교에서 3박4일 이뤄지며 OT비 참가비용은 일반학생 38만원으로, 숙박비 9만4000원, 행사비 2만원, 간식비 6000원, 단체복 15만원, 학생비 11만원”이라며 OT 비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OT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동일하게 OT비를 입금하라고 한 점도 지적했다.

또한 경희대 체육학과 홈페이지에 게재된 OT 안내문에는 '이 자리는 학과 지도교수님이 참석하며 향후 장학심사에도 반영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20일부터 교내 제2기숙사에서 3박4일간 머물며 진행되는 이번 OT 비용은 학생회장인 신모씨의 개인계좌로 입금된다.


재학생 A씨는 “제2기숙사 1박 비용은 1만8000원으로 3일 기준 5만4000원이나 OT 비용은 숙박비 9만4000원으로 측정돼 있다. 4000원 차이도 아니고 4만원 차이인데 타당한 이유를 설명해달라”며 “OT 식비 등에 쓰인 영수증과 체육복 구매처와 사진, 가격 등을 공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글을 본 학생들은 체대 학생회가 책정한 OT 비용이 터무니 없이 높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한 학생은 “학교에서 숙박하는데 외부에서 숙박하는 타 단대 새터비보다 비싸다”고 지적했으며, 다른 학생은 “투명하게 장부 공개해서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정확하게 법의 심판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체대 학생회의 일부 임원은 이 같은 학생들의 반응에 “짖으라 해. 난 마이웨이니까”, “대중들은 개·돼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커지자 체대 학생회 측은 “9만4000원은 숙박비가 아닌 숙식비로, 침구류 대여 및 식비가 포함된 가격”이라며 “불참자도 오리엔테이션 참가비를 포함한 금액을 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단체복비는 트레이닝복 상하의, 기능성 반팔티셔츠, 나염작업을 더한 가격”이라고 해명하며 오티 예산안을 공개했다.

이에 학생들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건 예산안이 아니고 영수증 등이 첨부된 결산내역서 아닌가요?”, “예산안만 갖고 무슨 오해가 풀리겠나요?”, “우리 학교 자부심 갖고 다녔는데 체대 사건 때문에 너무 창피해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예산안이 급조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또한 태권도과의 공연비로 660만원이나 책정된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경희대 체대에서 이러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경희대 체대 내 군기 문화가 폭로돼 파문이 일었던 가운데, 당시 한 학생은 학생회가 제시한 트레이닝복 가격이 실제 구매 가격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언급했다. 학생회가 제시한 가격은 12만원이었으나, 학생회가 주문한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에 확인한 결과 단체 주문시 가격은 7만7000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회가 4만3000원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아울러 이번 논란에 힘입어 체대 내 군기문화가 아직 남아있다는 폭로도 잇따랐다. 한 학생은 “(오티에서) 교내 핸드볼장에서 체육대학 신입생 전부에게 단체 기합을 주는 것은 물론 과 선배들에게 기합을 받기도 한다. 이런 행위는 3박 4일 동안 지속적으로 가해진 행위”라고 밝혔으며 다른 체대 학생들도 이제라도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경희대 체대 관계자는 “오티 비용 뿐만 아니라 학생회비, 단체복 비용 등이 포함된 비용인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단과대보다 비싼 게 아닌데 왜 매년 우리만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단체복 비용에 대해서는 학생회에서 정한 것이기에 저희가 뭐라고 할 수 없다. 단체구매시 사이즈가 다양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학생들이 학생회에 영수증 내역을 공개하는 요구에 대해 “오티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오티가 끝나야만 영수증이 정리된다.
나중에 필요하다면 영수증 공개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일단 저희 체대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기합 등에 대해서는 “기합이라 하는 것은 개인이 느끼기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단순 선후배 간의 어려움 아닐까”라며 “신입생 오티에서 학과 설명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기합만 받았다고 하는 학생들은 악의적으로 글을 썼거나 오티를 제대로 참여 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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