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7월부터 과세.. 개미 이탈 잇따를 듯
최근 해외 투자 증가 속 이번 과세 결정으로 국내시장 위축 우려 커
최근 해외 투자 증가 속 이번 과세 결정으로 국내시장 위축 우려 커
정부가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니 코스피200 선물.옵션'에까지 양도세를 물리기로 결정하면서 해당 시장 거래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시장에선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대원칙에는 공감하지만, '신상'이라고 할 수 있는 미니 코스피200 선물.옵션에 지금 과세를 한다는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미 규제를 피해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파생상품시장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과세가 파생상품시장 위축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싹도 트기 전에 밟나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오는 7월1일부터 미니 코스피200 선물.옵션을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파생상품 중 양도세 과세대상은 코스피200 선물.옵션이 유일하다.
미니 코스피200 선물.옵션은 기존 코스피200 선물.옵션의 거래승수(거래단위)를 10만원(코스피200 선물.옵션은 50만원)으로 낮춘 상품으로 지난 7월20일 상장됐다.
제조업에 비유하자면, 이제 출시한 지 반 년이 갓 지난 따끈따끈한 '신상'인 셈이다. 이 탓에 시장에선 이번 세법 시행규칙 개정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시기'에 대해선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소득이 있기 때문에 세금을 내야하는 건 당연한 이야기"라면서도 "다만 시장의 보호를 감안해 시점을 연기해달라고 요구해왔는데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미니 코스피200 선물.옵션이 일반 지수 선물.옵션에 승수만 낮춰 개인투자자들이 활용토록 한 상품인 만큼 이번 과세 결정이 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이번 과세 결정으로 양도세를 내는 투자주체는 개인투자자 뿐이다.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들은 벌어들인 이익에 세금을 물리는 법인세를 내고 있어 양도세를 별도로 내지 않는다.
현대증권 공원배 연구원은 "신설된 시장이라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데 세금을 부과하면 아무래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즉, 더 키울 수 있는 시장임에도 활성화가 되기 전부터 쇠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의 주장은 이와 다르다. 기재부 관계자는 "거래규모 역시 주식시장 변동성에 따른 영향이 커 과세로 인해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했다.
실제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200변동성 지수(V-KOSPI 200)는 지난해 12월 14.97에서 올해 1월 19.45로 더욱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200선물 일평균 계약금액은 18조4167억원에서 21조6020억원으로, 미니 코스피200 선물 계약금액은 5088억원에서 8137억원으로 늘어났다.
기재부 측은 또 이번 양도세율을 기존 10%에서 5%로 인하한 점도 투자자들에 큰 부담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외로 나가는 투자자
그럼에도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과세가 가뜩이나 위축된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발목을 잡는 또 하나의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장내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은 2014년 기준 218억 계약으로 한국을 제외하면 2009년 이후 연평균 10% 성장세다. 반면 규제 강화로 위축된 한국 파생상품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래량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했던 장내 파생상품시장은 2011년 옵션승수 인상후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게다가 국내 투자자들이 규제를 피해 해외 파생상품시장으로 나가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2월말 기준 국내투자자의 해외 파생상품 직접 투자(FX마진 제외)규모는 2380억달러로, 불과 1년전인 2014년(1410억달러)에 비해 1000억달러 가까이 늘어났다.
한국은 장내 파생상품시장 거래가 급감하면서 국제 경쟁력도 약화되는 상황이다.
특히 선물시장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증가하면서 외국인의 파생상품시장 수급에 현물 주식 변동성이 확대되는 웩더독(wag-the-dog)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
2015년 국내 선물시장 외국인 비중은 2013년(42%)대비 16%포인트 늘어난 58%를 기록했다. 반면 이 기간 기관 비중은 29%에서 16%로 감소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제 막 신상품이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양도소득세 부과로 거래비용이 증가하는 꼴이 되니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개인 등 국내투자자들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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