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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미술관·박물관 나들이] 양주 미술관 뜰에서 듣는 봄의 노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18 18:16

수정 2016.02.18 18:16

'건물도 예술품'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감동이 있는 공간' 가나아트파크
'국내 하나뿐인' 필룩스조명박물관
빨간 지붕이 인상적인 경기도 양주 가나아트파크 레드스페이스 앞에 김택기 작가의 조각작품 '평화의 꿈'이 우뚝 서있다. 사진=김정호 선임기자
빨간 지붕이 인상적인 경기도 양주 가나아트파크 레드스페이스 앞에 김택기 작가의 조각작품 '평화의 꿈'이 우뚝 서있다. 사진=김정호 선임기자

【 양주(경기)=이정호 선임기자】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절기인 우수를 맞아 봄기운이 돌기 시작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고 식구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하기에 좋은 계절이 오는 중이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문화예술체험특구에도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눈에 자주 띈다. 이곳 대자연 속 넓은 대지 위에 2014년 4월 개관한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있고 '예술-자연-인간'이 공존하는 가나아트파크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승용차로 15분쯤 걸리는 광적면엔 조명업체 필룩스가 운영하는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조명박물관이 손짓한다. 세곳 모두 꼭 가볼만한 명소다. 부모들은 미술작품 관람 등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고 자녀들은 각종 체험학습을 즐길 수 있다. 머리와 가슴에 여운을 남기는 그림과 조각품, 빛의 향연을 만나러 양주로 가보자.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미술관 전경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미술관 전경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미술관 내부 전시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미술관 내부 전시실

■'건물도 예술품'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현대 미술사에서 한국적 추상화를 확립한 거장 장욱진(1918~1990)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 미술관이다. 매표소가 있는 입구 건물부터 하얀색으로 지어져 순수한 이상적 내면세계를 추구한 순백의 화가 이미지를 잘 나타내고 있다. 매표소 건물을 지나 미술관으로 가려면 넓은 조각공원을 만나게 된다. 여기에는 국내 대표 작가 30여명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작품 특색에 따라 블루, 그린, 오렌지존으로 구분돼 있는데 특히 오렌지존은 어린이들을 위한 예술공간으로 '오즈의 마법사' '돈키호테' 등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조각공원을 지나 둥근 다리를 건너면 미술관이 나온다. 건물 외벽도 지붕도 모두 하얀색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내부 벽과 계단들까지 하얀색이다. 건물 자체가 예술품이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화가 장욱진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와 집의 개념을 모티브로 부부 건축가 최성희와 로랑 페레이라가 설계했으며, 중정(중간 정원)과 각각의 방들로 구성된 독특한 미술관으로 2014년 김수근 건축상을 수상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전시실을 비롯해 영상실, 강의실 등 복합적인 시설들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선 장욱진미술문화재단으로부터 기증받은 벽화, 유화, 판화, 먹그림 등 다양한 작품 230여점을 주제별, 시대별로 선보인다. 양주시가 장욱진을 주제로 전시관을 건립한 이유는 단순함의 미학이라는 독보적인 그림 세계를 개척한 선구자로서 장욱진의 작품이 가족, 새, 달, 소, 나무 등의 소재를 소박하고 정감 있는 이미지로 잘 표현하고 있어 양주시의 예술문화의 방향과도 부합하기 때문이었다.

가나아트파크 옐로우 스페이스 '에어포켓'
가나아트파크 옐로우 스페이스 '에어포켓'

가나아트파크 임옥상 작가의 '대지-어머니'
가나아트파크 임옥상 작가의 '대지-어머니'

■'감동이 있는 공간' 가나아트파크

가나아트파크에 들어서면 독특한 형상의 조형물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김택기 작가의 '평화의 꿈', 임옥상 작가의 '대지-어머니', 앙트완 부르델의 '폴란드 서사시', 김진송이 만든 '목마와 책벌레 이야기' 등. 그 중에서도 요절한 천재 조각가 류인의 '급행열차-시대의 변'은 현대인이 지니고 있는 삶의 무게를 잘 표현해냈다.

가나아트파크센터는 가나 어린이 미술관, 블루·레드·옐로우 스페이스, 어린이 체험관, 조각공원, 야외놀이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입구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어린이 미술관은 지상2층, 지하1층, 총면적 1488㎡(약 450평) 규모로 각기 다른 천장고와 아기자기한 구성을 가진 5개의 전시장으로 꾸며져 있다. 1전시장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블록팩토리, 마그넷플레이, 볼풀아일랜드, 사운드플레이 등이 마련된 실내 놀이터가 있다.

어린이들이 체험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부모들은 현대미술 컬렉션이 전시돼 있는 3·4전시장에서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블루, 레드, 옐로우 스페이스는 세계적인 건축가 우치다 시게루, 장 미셀 빌모트 등이 설계한 공간으로 다양한 기획전시와 상설전시 공간, 실내 놀이터로 구성돼 있다. 특히 옐로우 스페이스에는 일본 섬유미술가 토시코 호리우치 맥아담의 텍스타일 놀이터 에어포켓(Air Pocket)이 꾸며져 있다.

이 놀이터는 진동을 느끼며 기어 다니고 미끄러지고 튀어 오르면서 서로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 협동심을 느끼면서 놀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필룩스조명박물관 전통조명관
필룩스조명박물관 전통조명관

필룩스조명박물관 빛상상공간
필룩스조명박물관 빛상상공간

■'국내 하나뿐인' 필룩스조명박물관

필룩스조명박물관은 양주시 광적면에 있는 조명업체 필룩스 본사 부지 안에 있다. 기업에서 설립한 국내 유일의 조명 전문 박물관이다. 2005년 박물관 등록을 하면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세계의 등잔과 등화구, 근현대 유물을 모두 전시하고 이전에 쓰던 '등잔박물관' 명칭을 '조명박물관'으로 바꿨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아름다운 빛들이 마중을 나온다. 아티스트 그룹 ADHD의 초대전 '라이트-스페이스-미디엄(Light-Space-Medium)'에 출품된 작품들이 저마다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고 있다. 공간을 흐르는 빛들은 비현실적 공간감을 경험하게 한다. 관객들은 빛을 사색하게 되고 이내 빛의 파도에 휩쓸려 흠뻑 적셔지게 된다.

조명박물관 1층에는 조명역사관, 라이트 아트 전시실, 빛공해 전시실이 있다. 조명역사관에는 횃불, 등잔, 밀랍초, 오일램프, 가스등, 에디슨 초창기 백열전구, LED, 광섬유 등 시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조명전시물이 전시돼 있다. 라이트아트 전시실에서는 빛과 조명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빛공해전시실은 빛공해에 대한 실태와 해결책을 사진과 영상자료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또한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을 위해 귀여운 조명캐릭터의 마을인 라이팅 빌리지와 크리스마스 빌리지, 과학이 들려주는 빛 이야기 공간 등도 운영 중이다.


빛은 인류를 탄생시키고 인류의 역사를 발전시켰다. 필룩스(FEELUX)는 감성이 있는 조명을 뜻한다.
빛은 어둠을 밝히는 실용적인 기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돼 인간의 감성을 끌어안는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jungle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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