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 인한 공급차질 우려 설탕 원재료 원당값 폭등
런던선물시장서 6%.. 뉴욕선물시장서 8.9% ↓
런던선물시장서 6%.. 뉴욕선물시장서 8.9% ↓
설탕 원재료인 원당 가격이 22년여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엘니뇨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원자재 가격 하락세 속에 원당 가격 폭등을 불렀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설탕기구(ISO)가 이날 올해 원당 생산량 작황 전망을 크게 낮추면서 원당 가격이 폭등했다.
뉴욕 ICE 선물시장에서 원당 5월 인도분은 0.45㎏당 8.9% 폭등한 13.90센트로 1993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 시장에서도 원당 5월물이 t당 6.1% 급등한 393.90달러에 거래됐다.
한국을 포함해 87개국이 회원인 ISO는 이날 보고서에서 2015~2016년 원당 작황이 엘니뇨로 악화해 원당 공급부족 규모가 지난해 11월 예상했던 350만t보다 크게 증가한 502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다른 조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공급차질이 국제 설탕가격 상승세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면서 원당 가격은 다음 수확기까지 상승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엘니뇨로 인해 세계 최대 원당 생산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인도, 태국 등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고, 이때문에 이미 지난해 후반 이후 설탕 가격은 상승세를 보여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엘니뇨 여파로 브라질에 폭우가 몰아닥쳐 작황전망이 악화해 원당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기상정보 제공업체 MDA웨더서비시스는 최근 상파울루 지역의 폭우로 4월부터 시작하는 사탕수수 추수가 늦춰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최근 아르헨티나에 쏟아진 폭우와 브라질의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에 따른 사탕수수 수요 확대가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따라 라보뱅크인터내셔널은 올해 원당 공급 부족분이 이전 전망보다 증가한 470만t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을 조정했다.
뉴욕의 금융중개업체 인터내셔널(INTL)FC스톤 역시 지난주에 원당 초과수요분을 700만t으로 상향조정한 바 있다.
소시에테제네럴(SG) 뉴욕의 중남미 담당 선임 부사장 마이클 맥두걸은 "아직 태국과 인도 최종 작황은 포함되지도 않았음에도" 상황이 이렇다면서 ISO 전망은 "엘니뇨가 아직 끝난게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은 더 빠듯해질 것"이라면서 "가격 역시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맥두걸은 또 아르헨티나의 최근 폭우가 다음주 마감하는 3월 인도분 원당 수송에 차질을 줄 수 있어 추가 가격 상승이 뒤따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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