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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펀드마을]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주식은 사는 것.. 사고파는게 아니다" 단기수익 집착에 일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2.25 18:22

수정 2016.02.25 22:06

한국인 투자자 주식과 도박 비슷하게 여겨.. "많은 돈 필요하단 통념 깨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미국 뉴욕대 회계학 △미국 스커더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 △도이치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 △라자드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미국 뉴욕대 회계학 △미국 스커더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 △도이치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 △라자드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

"시장을 예측하려고 하면 안 된다. 좋은 기업 5~10개를 골라 꾸준히 장기투자해야 한다. 주식은 사는 것이지, 사고파는 게 아니다."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8회 펀드마을'에서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사진)는 단기에 수익을 내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주식은 한 번 사서 장기적으로 갖고 가는 것이 정답"이라는 지적이다.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선 그는 '왜 주식투자에 실패하는가'를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리 대표는 한국인의 고질적 주식투자 습성이 결국 실패로 돌아가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주식을 통하지 않고 일반적 월급쟁이가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며 "자본주의에서는 자본가가 돈을 버는 것이 너무 당연한데 스스로 자본가가 되지 못하면 주식투자를 통해 자본가와 동업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한국의 많은 투자자들은 주식을 도박과 비슷하게 생각하면서 단기수익률에 집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단기 등락에 집착하다보면 결국 주식이 오를 때 비싸게 사고, 떨어질 때 손해를 보고 파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여름까지 메리츠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40%까지 올라가니까 투자자들의 감사 인사가 줄을 이었다"며 "그해 9월부터 수익률이 떨어지기 시작하니까 갑자기 투자자들의 태도가 비난하는 쪽으로 확 바뀌는 것을 보고, 한국인들의 투자습성이 너무 단기적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고 설명했다.

리 대표가 강조한 투자철학은 누구나 알지만 쉽게 실행하지 못하는 것들이다. 그는 "장기투자, 분산투자는 기본이고 시장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너무나 당연한 조언이지만 이를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 어떤 사람들은 소문 한 줄에 '묻지마 투자'를 하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기업의 펀더멘털이 아니라 현재 주가 차트만 보고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리 대표는 "주식투자를 하는 순간 나는 그 회사의 동업자가 된 것이고, 내가 투자한 직원들이 내 노후를 준비해준다"며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단기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주식투자에 많은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통념을 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장 커피 사 먹을 돈 몇 천원, 매달 자동차 유지비 등을 아끼면 충분히 여유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리 대표는 "한국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발달돼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굳이 자가용을 탈 필요가 없다"며 "그런데도 대부분의 사람은 부자처럼 보이기 위해 결국 가난을 택하더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매일 커피 사 먹는 돈, 자식들의 사교육비에 투자하는 돈으로 주식을 하면 이것이 결국 내 노후자금으로 돌아올 수 있다"며 "자녀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주식을 사주면 대학을 졸업할 때쯤 창업할 수 있는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대표는 또 대부분 직장인이 퇴직연금에 가입했지만 정작 본인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에는 관심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본인의 퇴직연금이 어떻게 운용되는지 아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회사가 알아서 해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며 "주식이나 자본주의에 대해 이해하고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데도 누구도 그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리 대표는 마지막으로 주식과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충분하다는 가정하에 투자철학만 확고하다면 어떤 시장에 투자하는지, 어떤 종목에 투자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자들을 많이 만나보고 느낀 것은 이들의 성공 이유가 제도 때문이 아니라 장기투자, 분산투자라는 기본을 지킨 결과였다"며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갖고 갈 수밖에 없지만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서 투자실패를 했다고 누군가를 원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