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정책 '오류투성이' 될 수도
자칫 정부부처 간 엇갈리는 정책과 주도권 싸움으로 정작 AI산업은 갈피를 잃고 정책 들러리를 서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부터 AI와 비슷한 개념인 지능정보기술을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해 민간 주도 연구소 설립과 지능형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지원하는 등 예산 3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최근에는 지능정보전담팀을 신설하고 더 적극적으로 지능정보기술 관련정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인공지능산업 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문제는 두 부처가 서로 논의하지 않은 채 각자 정책을 추진하면서 내심 상대 부처의 AI정책 주도권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각 부처에서 서로 다른 전문가를 내세워 회의를 남발하면서 서로 육성정책 경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갖춘 부처를 중심으로 AI산업에 대한 장기정책을 제시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미래부는 전담팀, 산업부는 응용.산업화 추진단 꾸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최근 지능정보전담팀을 신설했다. 미래부는 지난해부터 지능정보기술 육성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전담팀을 신설, 민간주도 연구소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플래그십 프로젝트 등 산업에 도움이 되는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다.
이와 함께 산업부도 인공지능산업 육성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산업부는 14일 오후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에서 산학연 전문가들과 인공지능 응용·산업화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서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현황을 점검하고 응용.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논의했다.
아울러 산업부는 '인공지능 응용.산업화 추진단'을 산업기술평가관리원에 설치하고 산업기술진흥및사업화촉진기금 등을 통해 연간 100억원 규모 추가지원을 통해 관련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양 부처 사전교감 없어, 행정력 낭비 비판도
미래부와 산업부가 각각 AI 관련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일원화된 육성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양 부처에서 서로 비슷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부처 간 교감도 없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우리는 지난해부터 지능정보기술을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지목하고 민간 주도 연구소 설립 등 다양한 산업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산업부의 간담회와 추진단에 대해서는 우리와 교감이 없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도 "인공지능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과 인식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 기술 발전현황을 점검하고 응용.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래부와 사전 교감은 없었지만 미래부가 기초기술 쪽에 집중한다면 산업부는 더욱더 사업자들과 연관이 있는 분야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래부가 최근 출범시킨 전담팀 역시 기술개발보다는 산업적 측면에서 사업자들의 목소리를 더 듣기 위한 팀이라는 점에서 두 부처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벌써 회의 남발, 엇갈린 정책 걱정
그러나 업계에서는 미래부와 산업부가 갑작스레 인공지능 정책 경쟁을 벌이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전례를 보면 각 부처가 정책의 주도권을 잡겠다고 나서는 분야는 부처별로 협회나 포럼을 일제히 만들고 산업계 전문가들을 회의에 불러모으는 행사 중심으로 정책을 자랑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정작 개발자와 산업 전문가들은 회의에 참석하느라 개발에는 손도 못 대고, 뜨거운 유행이 식으면 정책경쟁도 사그라들어 한때 결국 산업 자체가 사그라드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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