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전자부품·화학 등 악화일로.. 10곳중 1곳이 만성적 한계기업
![['4차 산업혁명' 새로운 물결이 온다(2)] '사망 직전' 사양산업 대수술 시급](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6/03/15/201603152218503809_l.jpeg)
경쟁력을 갖춘 전통 제조업의 늑장 대처보다는 오히려 이미 사망선고 직전에 몰린 사양산업을 겨냥한 대수술이 시급하다. 해당 업종의 혁신적 변화가 요구되는 가운데 기업대출을 담당하는 금융.신용평가기관의 기업가치 평가 틀도 선제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계 관계자는 "기존 산업코드로 기업평가를 할 경우 현재 재무구조는 좋더라도 향후 미래수익이 악화돼 금융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반대로 4차 산업혁명을 내다보고 신규 진입하려는 기업은 금융권의 과거 평가잣대 탓에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 암흑기, 만성적 한계기업 급증
4차 산업혁명에 따라 요동치는 시장변화 외에 신흥시장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경기 역시 회복력이 미약한 상황이다. 이미 국내 경제는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기업 2만7995곳 중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은 2009년 8.2%(1851개)에서 2014년 10.6%(2561개)로 2.4%포인트 상승했다. 만성적 한계기업 가운데 최근 5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은 기업 비중은 64.4%(1650개), 10년 연속인 기업도 10.0%(257개)에 달했다.
문제는 국내 산업계의 경제성장 동력이 약화되면서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은행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991~2000년 6.5%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던 국내경제는 2001~2010년 4.4%에서 2011~2020년 3.6%, 2021~2030년엔 2.9%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내 서비스업 대비 제조업의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유진 수석연구원은 "국내 산업구조의 경우 경제서비스의 본격화와 제조업 생산의 탈공업화로 전체 산업 내 서비스업 비중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양산업에 대한 고찰 필요성 증대
결국 국내 경기는 물론 산업 성장률에 대한 전망이 현 수준보다 다소 하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중장기적 관점에서 '사양산업'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에선 사양산업을 선정하는 방법으로 크게 △기업이 창출한 순가치를 측정한 부가가치 기준 접근법 △국내 무역 트렌드 관찰을 통해 수입.수출 규모 분석법 등이 검토되고 있다.
부가가치 기준 접근법의 1단계는 최근 5년간의 부가가치율(50%), 총자산 증가율(30%), 기업 수 증감률(20%)로 산업 성숙도를 판단해 성숙산업을 선정하는 것이다. 이어 2단계로 성숙산업 내 최근 5년간 부가가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정체된 산업을 사양산업으로 정의한다. 마지막으로 부가가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을 핵심관리 대상 산업군으로 추출한다. 업체를 평가하기 위한 요소로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유동성, 활동성 등 5개 등 주요 지표가 활용된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사양산업으로 분류된 업종 중 부가가치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관리 대상 산업은 식료품, 펄프.종이, 농업.어업, 금속, 석탄.석유, 화학섬유다.
■리스크 업종 내 품목별 점검 중요
다만 부가가치율 하락 업종 내에서도 품목별 수요 변화가 상이해 개별 제품 시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김 수석연구원은 "가령 음료 제조업 중 생수.위스키.커피 제품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과즙음료.탁주.두유의 수요는 급감하는 추세"라며 "종이제품 역시 부분 품목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반면 통신판매 증가에 따른 택배서비스의 확대로 골판지 수요는 안정된 편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율 하락 업종에 대한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는 동시에 각 업종에 포함된 품목별 수요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번째 사양산업 선정방법론은 수출.수입 트렌드에 따른 분석을 활용하는 것이다. 수입, 수출이 동시에 감소하는 품목은 산업활동성이 정체된 사양품목으로 분류되며 비료, 모직물, 공예품, 설계제도기, 전자시계 등이 포함됐다. 특히 수출이 감소하고 수입이 증가하는 품목은 국내산 제품의 경쟁력이 중국, 베트남 등의 수입산 대비 약화되는 품목이기 때문에 국내 관련업계의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는 분야로 다수의 품목이 포함됐다.
결국 사양산업으로 분류된 업종뿐만 아니라 부가가치율 하락이 예상되는 업종에 대한 추가적 관심이 요구되는 한편 화학제품, 가구, 비금속광물, 전자기기, 금속, 기타 제품 등에서 추출된 사양품목을 주로 취급하는 업체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보수적 여신관리가 요구된다.
특별취재팀 조창원 팀장 정지우 김용훈 김경민 고민서 김은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