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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향보다 한강이 좋아".. 강남 북향 아파트 몸값 ↑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8 17:15

수정 2016.03.28 17:15

남향보다 북향 단지 더 비싸 1억 이상 프리미엄 붙기도
직장인들 퇴근 후 조망 즐겨
#.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북향(北向)이더라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를 찾는 손님이 늘어났다. 60대 이상에서는 북향이 춥다는 의견도 아직 있지만, 예전처럼 남향만 고집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죽하면 남향이 아예 없는 단지도 생겼겠나" (서울 강남구 청담동 U공인 관계자)

"남향보다 한강이 좋아".. 강남 북향 아파트 몸값 ↑


강남 부자들의 한강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단지 전체가 한강 조망을 위해 북향으로 설계된 아파트도 생겨나고 있다.

28일 지역 공인중개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아파트에서 같은 단지라도 한강 조망 프리미엄이 1억원 이상 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한강 조망이 가능한 아파트는 강남에서 찾기 힘들었다. 강남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려면 전통적으로 수요자들이 선호했던 남향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트렌드가 바뀌었다. 업계에서는 출근 때문에 낮에 집을 비우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한강 조망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강 조망 프리미엄 1억원 초과도

오는 8월에 입주를 시작하는 서초구 잠원동 '아크로리버파크'에서 한강 조망 프리미엄은 1억원 선이다. 북향일지라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전용면적 84㎡의 매매가는 16억원 이상이다. 일반적인 남향 아파트도 14억~15억원 정도로 거래된다.

아크로리버파크의 조망권 아파트는 인근에 분양된 '신반포자이'보다도 가격이 높다. 잠원동 D공인중개사무소 한모대표는 "지역에서는 교통이나 학군, 편의시설 등 입지 면에서 신반포자이가 더 좋다고 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반응은 아크로리버파크를 분양할 때가 더 뜨겁다"며 "강남에서 한강 조망 아파트가 희소한 만큼 수요가 점차 더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잠원 한강'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1.2동의 전용 84㎡는 10억원 내외지만 한강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아파트는 남향이어도 9억원 이하로 호가가 형성된다. '잠원 롯데캐슬'의 경우 한강 조망이 가능한 일부 아파트는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보다 5000만~1억원 가까이 비싸게 거래된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청담 래미안 로이뷰'에서는 같은 단지라도 북동향 아파트의 매매가가 남동향 아파트보다 1억원 정도 비싸다. 한강 조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강 조망이 되는 전용 110㎡ 북동향 아파트는 15억~17억5000만원 선에서 호가가 형상돼 있다. 이에 반해 남동향의 경우 매매가는 14억5000만~16억원 정도다.

■"젊은 세대 '퇴근 후 한강 조망' 더 선호"

최근에는 '남향 제로'인 단지도 등장했다. 청담동의 '청담 자이'에는 총 708가구 중 남향 아파트가 단 한 가구도 없다.

이 단지는 모든 가구가 한강 조망을 즐길 수 있도록 북동향으로 설계됐다. 전용 90㎡의 경우 14억8000만원 내외로 거래가 되지만 한강 조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로얄층의 경우 호가가 19억원까지 올라간다.

남향이라도 한강 조망을 할 수 있게 리모델링하는 경우도 있다.
잠원동 D공인 관계자는 "강남에서 남향 아파트는 한강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거실 반대쪽을 통유리로 만들어 간접적으로라도 한강조망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집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40대 등 젊은 세대들은 출근 때문에 낮에 남향을 즐기기 힘들다"며 "오히려 그들에게 퇴근 후에 한강을 즐기는 것이 더 큰 힐링이기 때문에 '강남의 한강 사랑' 현상이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아파트와 빌딩으로 가득 찬 서울에서 한강 조망에 대한 갈증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서울의 대표적인 자연 경관인 한강을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남향 메리트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