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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교수팀, 새로운 나노시트 제조법 개발 ..‘저비용 수소 생산’실현

김기열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29 11:57

수정 2016.03.29 11:57

수소 생산이나 반도체, 배터리, 태양전지 등에 쓰이는 '실리콘 나노시트(Silicon nanosheet)'를 진흙과 소금으로 합성하는 새로운 방법이 개발됐다. 활용도가 다양한 나노시트를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29일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정무영)에 따르면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박수진·이재성 교수팀이 '진흙과 소금을 이용한 실리콘 나노시트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시트는 나노미터(㎚, 1㎚=10억분의 1m) 수준의 두께를 가지는 얇은 막으로, 미세한 칩이나 부품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박수진 교수는 "전자기기가 계속 작아지면서 각종 칩이나 부품도 나노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번 기술은 저렴한 진흙과 소금을 이용해 나노시트의 제조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은 진흙의 여러 층을 소금으로 분리하면서 진흙 성분을 규소(Si)로 바꿔치기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얇은 나노시트 한 장에 진흙 성분 대신 규소로만 채운 실리콘 나노시트를 합성할 수 있다.

제1저자인 류재건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박사과정 연구원은 "진흙과 소금을 섭씨 550~700도의 고온에 두면 소금이 녹아 진흙 사이에 들어가면서 개별 나노시트로 분리해낸다"며 "이와 동시에 고온에서 바꿔치기할 금속과 반응시키는 '금속 열 환원' 공정을 쓰면 진흙의 금속산화물 성분을 규소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손쉬울 뿐 아니라 수 마이크로미터(㎛, 1㎛=100만분의 1m) 이상의 대면적 나노시트 합성과 5나노미터 두께를 가지는 초박막 구현도 가능하다.

또 다른 제1저자인 장윤정 POSTECH 박사과정 연구원은 "두께가 얇아지면서 나타나는 효과로 인해 기존 실리콘 소재의 성능도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이 방법으로 제조한 나노시트는 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 전자 분야에도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 기술로 만든 실리콘 나노시트는 수소 생산용 광촉매 소재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 기존 나노 구조로 만든 실리콘 소재보다 수소발생률이 장시간 유지해도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재성 교수는 "이 나노시트는 대면적?초박막인 동시에 진흙 특유의 다공성 구조로 인한 넓은 표면적, 우수한 결정성이 복합돼 이례적으로 우수한 결과를 이끌어냈다"며 "기존 극판기초의 광촉매 기술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번 기술은 물질의 종류와 상관없이 층으로 이뤄진 이차원 산화물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는 데도 의미가 크다"며 "게르마늄이나 타이타늄 등 다양한 금속산화물을 포함한 진흙에도 이 기술을 적용하면 활용 분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사업'에서 지원받았으며 연구 내용은 재료화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퍼블리싱 그룹 아시아 매터리얼스(NPG Asia Materials) 2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kky060@fnnews.com 김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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