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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유럽 각 지역별 독자성 파헤쳐 볼까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3.31 17:50

수정 2016.03.31 17:50

중부 유럽 경제사
양동휴 / 미지북스
[책을 읽읍시다] 유럽 각 지역별 독자성 파헤쳐 볼까

19세기 말에 서방 세계는 독일제국의 형성과 함께 중부 유럽의 성장을 경계하는 경향이 생겨나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크게 충돌했다. 즉 유럽에는 개인의 자유 개념에 입각한 자유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국제주의 등을 꽃피운 서유럽 외에도 그런 역사가 별로 알려지지 않았거나 이를 대체하려는 다양한 유럽이 존재해왔다. 그런데도 그동안 우리말로 된 서양 경제사 서술은 주로 서유럽, 정확하게는 영국 남부, 프랑스 북부, 라인강 서쪽 독일 지역에 국한시켜 봉건제와 장원제, 과학혁명, 계몽주의, 공업화만 교과서적으로 다뤘다.

유럽에 서유럽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며 지역별 경제사적 결과도 많이 달랐으므로 이를 별도로 구분해 비교사적 관점에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는 유럽 각 지역의 공통점과 차이점, 지역별 독자성을 이해하고 나아가 유럽 전체를 이해하는 데도 유용하다. 중부 유럽의 경제사를 별도로 조망하는 의미가 여기에 있다.


근대에 들어와서 중부 유럽은 제국들의 본산이자 혁명과 전쟁의 무대였으며 산업혁명과 대공황, 냉전의 성립과 해체, 유럽연합 결성 등 근·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장식했다. 오늘날 중부 유럽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경제의 새로운 심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부 유럽은 오늘날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폴란드를 아우르는 지역이다. 중부 유럽을 서유럽, 동유럽, 남동유럽과 구분짓는 기준은 우선 종교와 문화적 전통이다. 중부 유럽 대부분은 로마가톨릭을 수용한데 비해 동유럽은 그리스정교이다. 남동유럽은 오랫동안 이슬람의 오스만제국 지배를 경험했다. 또 하나의 기준은 중세 제국과 왕국의 경계다. 이 경계는 서쪽으로 1500년경 신성로마제국, 남동쪽으로는 헝가리왕국, 동쪽으로는 폴란드-리투아니아를 포함하며 시간적·공간적으로 숱한 변천을 겪었다.


중부유럽은 경제적·정치적으로 서유럽보다 성장이 느렸으나 19세기 말부터 그 속도가 빨라졌다. 이 책의 전반부는 역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독일을 다루고 후반부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폴란드 등 다른 중부유럽 국가들의 우여곡절의 역사를 소개한다.


유서깊은 합스부르크 가문에서 출발해 근대 내내 독일과 경쟁하며 제국을 영위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제국의 일원이었으며 좀처럼 굴하지 않는 민족의 나라 헝가리, 강대국의 그늘에서 1000년을 버텨온 체코, 그리고 중부유럽에 속하지는 않지만 역사적으로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 받았던 대국 러시아의 역사가 차례로 서술된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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