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4룡의 성장이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는 지적도 이 무렵부터 나왔다.
2000년대 들어 4룡은 '각자도생'의 행보를 보였다. 도시국가인 싱가포르와 홍콩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부국의 반열에 올랐다. 반면 한국과 대만은 성장 둔화로 인해 경제가 정체됐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각각 5만3000달러, 4만2000달러로 한국의 2만8000달러, 대만의 2만2000달러를 크게 웃돈다. 4룡이 2강2약으로 재편된 셈이다.
경제가 성장하고 자본 축적이 심화하면 필연적으로 성장률은 둔화한다. 그러나 이들 4룡의 문제는 성장 둔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룡이 아시아 평균성장률을 갉아먹는 처지가 됐다고 보도했다. 한국(2.6%), 대만(0.8%), 싱가포르(2.0%), 홍콩(2.4%)의 지난해 성장률은 모두 3%에 못미치면서 아시아 성장률 6.1%를 크게 밑돌았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아시아가 앞으로 몇년간 세계 성장을 견인할 것이지만 아시아 4룡은 예외"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세계 무역의 정체와 중국의 역내 생산 증가를 꼽았다. 지나치게 높은 중국 의존도와 수출중심 경제구조가 이들 나라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시아 4룡의 시대는 이미 한참 전에 지나갔다는 말이기도 하다.
ljhoon@fnnews.com 이재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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