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특별기고]스타트 업 세계로 가자-이주환 펀딩포유 이사

최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08 10:40

수정 2016.04.08 10:40



[특별기고]스타트 업 세계로 가자-이주환 펀딩포유 이사

얼마 전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16'을 참관했다. 글로벌 투자컨퍼런스에서 요즈마그룹 이원재 법인장의 발제가 인상적이었다.

요즈마그룹은 지난달 판교에 요즈마 캠퍼스를 오픈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이갈 에를리히 회장은 한국 진출여부를 놓고 3년 간이나 뜸을 들였다고 한다.

그가 최종적으로 한국 진출을 결정한 것은 싸이월드의 설립연도를 확인한 후였다고 한다. 페이스북 보다 먼저 시작한 싸이월드가 글로벌화 된 것이 페이스북이라고 본 것이다.
한국의 동영상 플랫폼 판도라 역시 초기에 글로벌화됐으면 유트브가 되었을 것이라 말했다고 한다. 만약 싸이월드와 판도라가 처음부터 글로벌을 지향했다면 지금의 페이스북이나 유투브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하니 아쉽다.

결국 한국의 스타트업이 2% 부족한 것은 글로벌 마인드와 네트워크인데, 요즈마그룹이 갖고 있는 최고의 경쟁력이 바로 글로벌 네트워크 시스템이기에 이 둘이 만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내비 김기사와 Waze가 대표적인 예이다. 김기사는 다음카카오에 626억원에 인수되었다. 국내 M&A시장에서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김기사와 대동소이한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내비게이션 앱 Waze는 김기사의 약 20배인 1억 달러(1조 2000억 원)에 구글에 인수됐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인근에는 이름만대면 알만한 글로벌 기업 300개 이상의 연구개발(R&D)센터가 있다. 도대체 사람도 자원도 부족하고 전쟁의 긴장이 감도는 작은 나라에 다국적 기업들이 앞 다투어 연구센터를 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기술, 인력, 투자, 해외진출까지 아우르는 창업생태계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스타트업국가다. 지금까지 120여 개 기업을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이스라엘이 처음부터 이런 나라였을까? 그 출발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 정부는 3000억 원의 다이렉트펀드를 조성하면서 이 중 40%인 1200억 원은 정부가, 60%인 1800억 원은 해외에서 투자유치를 했다. 해외자금이 들어와 스타트업에 투자되면서 생태계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요즈마 그룹이 있었다. 요즈마그룹은 처음부터 글로벌을 지향했고 23개 업체를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이들의 성공은 다름 아닌 처음부터 글로벌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창업경험이 없는 교수나 기술자의 원천기술을 이전받아 자금은 물론 경영, 회계, 법률 등을 지원하여 인큐베이팅한다. 그런 다음 스핀오프(분사)하여 이 기술이 필요한 회사에 매각한다. 평균 엑시트(투자회수)기간이 3.98년으로 미국보다 빠르다.

요즈마그룹은 상장도 하지만 투자회수의 80% 정도를 M&A로 한다. 사실 세계적으로 기업공개(IPO)는 매력을 잃었다. 지금은 Pre-IPO 즉 상장 전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시대인 것이다.

이스라엘의 대표적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아워크라우드는 1년에 2000건 이상의 회사를 투자 검토 한다. 이중 1~2%만 선정해 아워크라우드가 리드투자하고 기관이나 일반투자자들이 후속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증권형 플랫폼 회사는 직접 투자를 할 수 없도록 규제되어있다.

'ReWork'이라는 하반신 장애보조기구를 만드는 회사는 2013년 아워크라우드에서 13억 원의 펀딩에 성공하고 1년 만에 2000억 원의 가치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금한도를 풀고 회수를 위한 M&A 생태계가 복원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글로벌 마인드와 네트워크 전략이다.

다행히 지난해 3월부터 미래부가 K-글로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K-글로벌 프로젝트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창업·벤처 지원 정책으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는 벤처에 초기자금과 교육·투자 유치 등을 지원해주는 정책 사업이다. 지금까지 733개 스타트업이 누적 1452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았고 171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특허 출원도 1135건에 이른다.

최근 판교에 문을 연 스타트 업 캠퍼스도 기대된다. 미래부는 경기도는 스타트업 캠퍼스를 1,000개의 글로벌 스타트 업을 육성하는 요람으로 만들 계획이다.


스타트 업의 글로벌화를 위한 봄바람이 분다.크라우드펀딩도 스타트 업 생태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세계가 놀랄만한 한국적 스타트 업 생태계를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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