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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문학에 쏟아지는 러브콜

[특별기고] 한국문학에 쏟아지는 러브콜

"요즘 북한에 대한 책이 잘 팔린다. 우리는 이 '은자의 나라'의 잔인한 지배왕조, 탈북자 회고록, 굶주림의 역사 그리고 젊은 '경애하는 지도자 동무'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러나 남한은 요즘 그보다 더 세련된 문학예술로 앞서가고 있다." 최근 영국의 '더 타임스'에 실린 '눈부시게 빛나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한국을 알리는 번역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건 한국문학번역원이 미국의 달키 아카이브 프레스에서 출간한 25권의 한국문학 선집 덕분이다. 양지에 나와 주목받게 된 한국 문학에 축하를 보낸다."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는 창(窓)인 한국문학번역원은 문화융성의 해외진출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이다.

'뉴요커'도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인 한국이 정부의 강력한 뒷받침으로 인해 이제는 노벨문학상을 받을 때가 됐다"고 주장했으며 홍콩의 '아시아문학리뷰'도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인기를 얻은 K팝과 K-드라마가 입증한 것처럼 한국은 창조적 에너지로 넘치는 나라다. 본지는 '뉴요커'로부터 찬사를 받은 한국문학번역원과 협업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썼다. 영국의 BBC도 '한국:조용한 문화강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은 문화를 통해 세계 각국에 지지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마노아', 프랑스의 '마가진 리테레르', 러시아의 '외국문학' 같은 저명 문예지도 한국 문학 특집호를 발간한다. 한국 문학이 이렇게 세계 언론과 출판계의 집중 조명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문학에 대한 최근 외국 언론의 비상한 관심은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이 해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세계 주요 언론의 찬사를 받았고, 고은·방현석·천명관의 작품도 미국 저널 '오늘의 세계문학(WLT)'의 '2015년 주목할 만한 번역도서'에 뽑혔으며 정유정의 '7년의 밤'은 독일 '차이트'의 '12월 추리문학 추천 리스트' 9위에 선정됐다. 또 배수아의 '철수'가 뉴욕 'PEN 번역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도 '아이리시 타임스'의 '올해의 하이라이트 소설'에 들어갔다.

지금 우리는 문화가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문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점에 박근혜정부가 건국 이래 최초로 '문화융성'을 국정지표로 정한 것은 고무적이다. 민간이나 정부 차원의 국제교류 현장에서 상대국의 언어와 문화에 이해와 존중을 보여준다면 우리나라의 문화적 이미지를 좋게 각인시켜 줄 수 있다. 외교현장에서 국가정상의 외국어 구사력이나 문화적 소양도 문화융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가원수가 외교순방 시에 상대국 문화를 잘 알고 그 나라의 언어를 적시에 활용할 수 있다면 양국 간 우호협력과 문화교류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한국 문학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고, 해외 출판사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우리의 문화영토를 확장하고 문화를 통한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려면 우리의 정신과 전통을 담은 한국 문학을 세계에 꽃피워야 한다. 그러면 눈부신 경제발전과 첨단 정보기술(IT)과 한류로 알려진 한국이 수준 높은 문화강국이라는 사실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을 것이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 서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