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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창업 생태계'를 논하다…美에 도전한 韓스타트업

【분당(경기)=김미희 기자】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의 본고장이자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빨리, 일찍, 자주 실패하라’는 격언이 진리로 통한다. 실패에 관대한 문화 때문에 남보다 빠르게 도전하게 실패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영원한 이방인’에 속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이 격언의 예외다. 이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시장 도전을 시작하려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철저한 사전준비와 인적 네트워크, 현지화 전략이 꼼꼼히 갖춰야 한다는게 실리콘밸리 창업에 성공한 선배들의 조언이다.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 진출은 곧 전 세계 공략을 의미한다"며 "미국 내에서도 샌프란시스코와 산호세 등의 벤처 투자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여기서 발판을 다지면 전 세계 어디든 나아갈 수 있고, 이것이 세계 각국의 유능한 인재들이 실리콘밸리로 모여 드는 이유"라고 강조하며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실리콘밸리 창업을 준비하면 글로벌 시장에 한 발 먼저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 멘토와 함께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라
이상원 퀵소 대표는 12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콘퍼런스’ 무대에 올라 “기술 상용화와 투자 유치 등 창업 과정에서 스타트업이 겪는 시행착오는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려면 업계 최고의 인재를 고용하고, 분야별 전문가를 영입할 역량이 되지 않는다면 고문으로라도 함께 파트너십을 맺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날 실리콘밸리에서 창업과 사업 확장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5인의 창업가들은 실리콘밸리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성공 노하우를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 창업에 나선 이 대표는 손가락 끝이나 손마디로 스마트폰 화면을 톡톡 건드려 작동시키는 ‘핑거센스’ 기술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에서 1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유치했다. 또 최근에는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에 이 기술을 탑재했으며, 알리바바와 사업 제휴 계약도 마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특허와 법률, 벤처캐피털 등 분야별 전문가들을 고문으로 영입,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펀딩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며 “자금이 고갈되기 3~6개월 전부터 다음 펀딩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때 유명 VC별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하면 어떤 VC가 자신의 회사 기술에 관심을 갖고 투자에 나설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조언이다.

■뉴욕 '실리콘앨리' 진출도 유망
미국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뉴욕 내 창업단지인 ‘실리콘앨리’도 기회의 땅으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에서 3500만명 사용자를 확보한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 ‘눔(NooM)’을 출시한 정세주 눔 대표는 “뉴욕은 다양한 국적의 인재들이 몰려 있고 투자 유치에 필요한 자산관리사나 투자사 관계자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늘 만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전했다.

현재 눔은 14개 국가에서 온 100명 이상의 임직원을 두고 있으며, 현재까지 총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최근에는 뉴욕시의 헬스케어 정책 개혁에 동참, 현지 유명 병원 및 보험사들과 제휴를 통해 공공 의료 분야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한국인으로서 영어 등 언어의 장벽이나 비자 문제 등을 해결한 뒤에야 그나마 현지인들과 동일 출발선에 설 수 있었다”며 “영어의 문법이나 발음보다는 자신의 논리를 분명히 세워서 투자자에게 사업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