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단전.. 고의로 전기 끊었다 주장
구시장-수협 갈등 깊어져.. 수협 '단순 해프닝' 해명
신시장 첫경매 한달 지나도 이용 불편해 활성화 불투명
구시장-수협 갈등 깊어져.. 수협 '단순 해프닝' 해명
신시장 첫경매 한달 지나도 이용 불편해 활성화 불투명
신축된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첫 경매가 시작된 지 1개월이 지났지만 둘로 나뉜 시장은 여전히 봉합되지 않아 이곳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소비자들이 시장 이용에 불편을 털어놓고 있다. 최근에는 단수.단전 사태 등으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가는 분위기다.
■장기 대치에 신시장 활성화 '요원'
15일 찾은 노량진수산시장은 구시장과 신시장 둘로 나뉜 상태로 영업 중이었다.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노량진역에서 수산시장으로 이어지는 길목과 시장 곳곳의 신시장 입주 반대 현수막이 현재의 갈등 양상을 보여줬다.
구시장 상인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지금까지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이 반발이 계속되면서 신시장 활성화는 요원한 분위기다. 현재 654명의 노량진수산시장 소매상인 중 231명이 현대화 건물로 이전했다. 이전 상인이 적은 것은 신시장 부진과 관련 있어 보였다. 시민들이 신시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구시장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소비가 구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더구나 구시장은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과 곧바로 연결돼 접근도 좋다.
신시장 상인 이모씨는 "아직 손님 대부분이 구시장으로 가 예전만큼 장사가 되지는 않는다"며 "구시장이 하루 빨리 철거돼 시장이 합쳐져야 영업이 괜찮을 것 같다"고 전했다.
■단전.단수 사태로 더 깊어진 갈등
지난 11일 구시장 활낙지.젓갈.건어물 판매장의 전기 공급이 끊어지고 해수공급 시설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구시장 상인들은 수협측이 의도적으로 영업을 방해했다며 수협 직원을 경찰에 고소했다.
구시장 상인 B씨는 "오전 장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불이 꺼지면서 전력 공급이 20시간 이상 중단됐다"며 "손님들은 장사를 하지 않는 줄 알고 돌아갔고 냉동 창고에 있던 굴비 등은 폐기처분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수협은 단전.단수 사태가 일종의 해프닝이라고 해명한다. 수협 관계자는 "현대화 건물로 이전을 마친 판매장만 전기 공급을 중단했고 영업 중인 곳은 단순 정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구시장 상인들은 정상적으로 전기와 해수 공급을 받아 영업하고 있었다. 문제는 단전.단수 사태 이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
구시장 상인 C씨는 "당시 작업자가 수협측 지시를 받았다며 갑자기 전기를 끊었고 지금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며 "수협측의 일방적인 영업방해로 피해가 막심해 해당 직원을 고소했다"고 전했다.
장기화되는 갈등으로 소비자들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소비자들은 관광 안내 지도에 나온 구시장과 바로 옆 신시장 사이에서 어리둥절했다.
이날 신시장을 방문한 김모씨(40.여)는 "구시장은 위험해보이고 신시장은 입점 상인이 많지 않아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며 "외국인들에게 수산시장이 관광명소라고 하는데 이런 식의 운영이 계속되면 수산시장 명성이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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