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서울 저상버스 TV위치 '운전석 뒤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19 17:24

수정 2016.04.19 19:41

승·하차 정보 화면 가려 외국인·청각장애인 불편
적용대상 차량 1400대, 신규차량은 출고때 적용
저상버스 내부. TV가 전면 LED안내판을 가리고 있다.
저상버스 내부. TV가 전면 LED안내판을 가리고 있다.

TV가 운전석 뒤편으로 옮겨진 모습. 전면 LED안내판이 가려지지 않고 보인다.
TV가 운전석 뒤편으로 옮겨진 모습. 전면 LED안내판이 가려지지 않고 보인다.

서울시내 저상버스 전면 중앙부에 설치돼 청각장애인과 외국인 승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던 TV의 위치가 바뀐다. 승.하차 정보를 제공하는 전면 발광다이오드(LED)를 가려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한국농아인협회 등 장애인단체는 이 같은 결정을 반기는 한편 TV에도 승.하차 정보를 기본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참조기사 : "이번 정류장은 가려서 안보입니다")
■신규차량 출고 때부터 왼쪽 설치

19일 서울시와 광고사업자 얍티비(YapTV)는 저상버스에 설치된 TV의 위치를 기존 전면 중앙부에서 운전기사 뒤인 좌측면으로 옮기는 작업을 시작했다. 신규차량은 출고될 때부터 왼쪽 편에 설치하고 기존에 설치된 TV는 자리를 재배치할 계획이다.

비용은 얍티비가 전액 부담한다. 해당 TV는 사업주체인 서울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얍티비, 관리주체인 서울시의 협의를 통해 지난해부터 서울시내 버스에 전면 도입됐다. 현재까지 TV가 설치된 버스는 2400대 가량으로 이 가운데 저상버스는 1400대에 이른다.

그러나 저상버스의 경우 TV가 설치된 위치가 전면 중앙부로 하차 정보를 전달하는 기존 LED안내판이 가려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시각정보에 의존도가 큰 청각장애인과 외국인의 불편이 상당했다. 저상버스는 지난 2006년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도입된 것으로 장애인의 편의를 우선해야 할 버스가 오히려 장애인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TV설치단계부터 장애인단체와의 협의 등 의견수렴 절차가 없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결국 이달 서울시와 얍티비 등 사업주체는 저상버스의 TV위치를 LED안내판을 가리지 않는 곳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TV 하차 안내도 제공해야"

서울시 버스정책과 이회덕 주무관은 "현재 (TV)위치를 (운전)기사 뒤편으로 옮기고 있다"며 "신규차량의 경우 왼쪽에 달고 기존 중앙에 붙인 것은 계속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설치 당시 모니터가 가운데 위치하게 되면서 자막으로 위치(하차정보)를 표출할 수 있도록 했는데 크기를 작게 하다보니까 문제가 생겼다"며 "TV에서 안내문구 크기를 키워달라는 요청도 했지만 그보다는 LED자막을 살리는 게 우선이어서 위치를 옮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얍티비 관계자 역시 "(하차정보가)안 보인다는 얘기가 있어 이동설치를 하기로 했다"이라며 "작업을 시작한 상태"라고 전했다.

장애인 단체는 이같은 결정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한국농아인협회 김철환 부장은 "TV광고만 나오고 해서 문제를 개선해달라는 청각장애인들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가려지는 게 이제라도 바뀌게 돼서 다행"이라고 반겼다. 이어 "TV에 승차나 하차 안내를 문자로 띄워주면 좋을 것 같은데 그걸 받아 주지 않더라"면서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동영상을 보다가 LED를 못 보는 경우도 있는데 기왕이면 TV에도 승.하차 정보를 넣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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