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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하루짜리 RP 쏠림.. 부실위험 들여다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04.20 17:31

수정 2016.04.20 17:31

당국, 스트레스테스트 추진.. 만기 다양화 방안 등 논의
증권사 하루짜리 RP 쏠림.. 부실위험 들여다본다

증권사들의 국내 단기금융시장 대표 거래인 환매조건부채권(RP)이 익일물에만 90% 이상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조만간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RP 관련 스트레스테스트가 추진된다.

RP는 금융회사가 일정 기간 후 다시 매입하는 조건으로 채권을 팔고 만기에 이자를 붙여 되사가는 채권이다. 대부분 국공채, 지방채, 특수채 등이 편입된다.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RP 거래 채권의 가치가 급변동하기 때문에 가치 하락에 따른 추가 자금(마진콜)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RP 차환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증권사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당국이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과 함께 단기금융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 실무회의를 진행 중이다. 이번 TF는 익일물에 쏠린 RP 거래의 만기를 다양화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금융당국은 방안 마련을 위해 증권사를 대상으로 익일물 RP 편중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라 RP 만기를 다양화하는 방안과 함께 기일물, 1개월 RP 거래에 대한 유인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증권사는 지난 2011년부터 무담보 콜거래가 제한되면서 RP로 단기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무담보 거래에서 담보 거래로 이동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익일물 RP만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현재 익일물 RP 거래 규모는 42조원인 데 비해 7일물은 2350억원에 그쳤다. 1개월물이나 기일물, 3개월물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RP 익일물 편중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위기 시 익일물은 RP 매도자들이 하루 만에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차환리스크가 발생하는 것. 지난 2008년 미국 RP 시장에서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린 일부 펀드가 마진콜에 실패하면서 '파이어세일(Fire Sale)'에 나선 바 있다. 파이어세일은 비정상적인 가격의 자산매각을 뜻한다.

RP 거래 참여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현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제외하고는 RP 매매에 참여하는 금융회사가 거의 없다. 은행도 신탁계정 등으로 10조원 안팎에 머무르는 데다 보험사 등 나머지 투자자들은 RP 거래 참여가 극히 미미한 상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동성 비율을 개편하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지만 거래 참여자가 투자를 확대하는 유인책도 함께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단기금융 활성화 TF가 RP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은행과 증권사 간 콜거래 허용방안은 논의대상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증권사 간 콜거래를 일부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번 TF에서 논의대상으로 거론될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